영제시조에 입문한 지 60여 년·대구시 무형유산 지정 30주년
7일 오후 4시 대구문화예술회관 '백년의 소리, 천년의 울림' 개최
"대구 영제시조 살리려 시작…함께해 준 제자들 덕분"
99세의 나이에도 제자들을 가르치는 현역 인간문화재가 있다. 바로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6호 영제(嶺制)시조 예능보유자 청아 박선애 선생이다. 1928년생으로 백수(白壽)를 앞둔 그는 국내 최고령 현역 예능보유자로, 오는 7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제자들이 마련한 헌정공연 '백년의 소리, 천년의 울림' 무대에 직접 오른다.
박 선생은 올해로 영제시조에 입문한 지 60여 년, 대구시 무형유산 지정 30주년을 맞았다. 고령에도 꾸준히 제자들을 지도하며 영제시조 전승의 한 축을 지키고 있다. 지금도 2시간 가까이 직접 장구를 치며 수업을 진행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제자들은 박 선생의 건강 비결로 꾸준한 생활 습관과 시조에 대한 열정을 꼽는다.
2001년부터 박 선생에게 영제시조를 배워온 전수장학생 김승향 씨는 "선생님은 평생 하루 한 끼를 기본으로 하셨고 음식도 건강한 재료로만 가려 드신다"며 "무엇보다 시조를 하는 것 자체가 운동이다. 단전이 워낙 좋고 목소리에도 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제를 목숨보다 귀하게 여기시는 분"이라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업을 거르지 않으셨고, 영제를 보존하기에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굳건하게 버티셨다. 한 송이 꽃 같은 분"이라고 했다.
20년 넘게 스승을 곁에서 지켜본 김 씨에게 박 선생은 단순한 스승 이상의 존재다. 제자들의 헌정 공연 역시 이런 존경과 감사의 마음에서 출발했다. 그는 "부모님보다 더 자주 뵌 것 같다"며 "백수를 맞은 스승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제자들이 뜻을 모았다. 제자들이 대부분 10년 이상 함께한 분들로, 일반 공연과는 전혀 다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승의 과제가 남아 있다. 현재 영제시조보존회 회원 상당수가 70대 이상으로 젊은 세대의 참여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비교적 젊은 전수자들이 새롭게 입문하는 등 변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보존회에는 전수장학생 6명과 이수자 1명, 일반회원 15명 가량이 활동하며 맥을 잇고 있다.
박 선생은 모든 공을 제자들에게 돌렸다. 그는 "대구에서 영제시조를 살려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함께해 준 제자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내가 맥을 잇고 싶어도 제자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전승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세를 앞두고 이런 공연을 마련해줘 부끄럽고 미안하면서도 감사하다. 내 생명이 다할 때까지 제자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제시조보존회는 박 선생의 백수(白壽)를 앞두고 오는 7일 오후 4시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헌정 공연 '백년의 소리, 천년의 울림'을 개최한다.
이수자와 전수장학생, 전수자들이 참여하는 영제시조 무대와 함께 대구시 무형유산 가곡 보유자 우장희의 축하 공연이 마련된다. 특히 박 선생이 직접 작사·작곡한 창작 시조 '영남의 말투 억양'과 이번 공연을 위해 직접 쓴 화답가 '영판 시조 인연 되어'가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