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국면 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의 미묘한 몸짓과 표정이 외교적 신호로 읽히며 관심을 끌고 있다. 악수 방식부터 이동 동선, 손짓 하나까지 전 세계 생중계 화면에 담기면서 양국 관계 변화 가능성에 시선이 쏠렸다.
미 뉴욕타임스, 뉴스위크 등은 1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몸짓 언어(바디랭귀지)가 두 정상의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레드카펫 위에서 악수를 나눈 뒤 나란히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대규모 의장대와 국기를 흔드는 어린이들이 배치된 가운데 환영 행사가 진행됐고, 회담장 안팎의 장면들은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중 무역 갈등과 첨단 기술 규제, 대만 문제, 공급망 재편 등 복합적인 현안이 얽힌 상황에서 열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와 다른 신체 언어가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외국 정상들과 만날 때 상대를 강하게 끌어당기거나 악수 시간을 길게 이어가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이른바 '힘껏 잡아당기는' 특유의 악수 장면이 나타나지 않았다.
심리학자이자 옥스퍼드대 전 교수인 피터 콜렛은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권력 다툼의 여러 가지 순간적이지만 매우 중요한 특징들이 담겨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는 이번 회담에서 평소처럼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용하는 '힘껏 잡아당기는' 악수 방식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그가 이렇게 하지 않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굳이 거만하게 굴 필요가 없을 때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방을 자신과 동등하게 여길 때"라고 추측했다.
양국 정상의 분위기는 이전 회담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드러웠다는 평가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함께 긴 붉은 카펫을 걸으며 여러 차례 미소를 보였고, 시 주석의 손을 왼손으로 가볍게 두드리는 장면도 포착됐다.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의 라일 모리스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왼손으로 시진핑 주석의 손을 몇 차례 가볍게 '톡톡' 치며 호감을 표시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히 친근함을 드러낸 신호였다"고 분석했다.
반면 시 주석은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 주석은 개회사에서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를 언급하며 양국 관계 중요성을 강조했고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시 주석과의 만남에 대해 "영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고, 여러분의 친구가 될 수 있어 영광이다.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회담 분위기는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양국 정상 회동 때와도 대조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두 정상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악수를 나눴고,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을 이어간 반면 시 주석은 비교적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회담 직전 미국과 중국은 무역 갈등 문제로 강하게 대립하고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도착 직전 핵무기 실험 재개 발표를 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회담 내용을 둘러싼 양측 설명에는 온도 차가 나타났다. 미국 측은 중국의 대미 투자와 미국산 원유 구매, 펜타닐 문제 등을 강조한 반면 중국 측은 대만 문제와 전략적 안정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라이언 하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두 발표문을 나란히 읽어보면 거의 완전히 다른 두 회의를 묘사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