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장기화로 시민들의 '짠물 소비'가 일상화되는 가운데 대구시가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대구로페이'의 올해 상반기 발행분이 모두 소진되면서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충전 즉시 10% 할인 혜택이 적용돼 인기가 높지만 예산 한계로 발행 규모 자체가 제한되면서 "정작 쓰고 싶어도 충전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오전 대구로페이 홈페이지에는 '2026년 상반기 발행분 판매 종료'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홈페이지에는 하반기 판매 일정은 추후 별도 공지할 예정이라고만 안내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대구로페이 전체 발행 규모는 3천억원이다. 시는 이를 상반기 2천억원, 하반기 1천억원으로 나눠 발행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상반기 발행분 2천억원은 지난달 28일 모두 소진돼 현재 추가 충전이 불가능한 상태다.
대구로페이는 충전 즉시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시민들의 선호도가 높다. 시민 입장에서는 10만원을 충전하면 실제 부담은 9만원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식료품과 외식, 생활서비스 지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발행분이 빠르게 소진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수요에 비해 발행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충전 제한이 반복되는 근본 원인으로는 예산 부족이 꼽힌다. 올해 대구로페이 3천억원을 발행하려면 할인율 10%에 해당하는 3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절반은 국비로 충당되지만 나머지 절반은 시비로 마련해야 한다. 대구시는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올해 발행에 필요한 시비를 150억원 규모로 편성했고 이에 따라 전체 발행 규모도 3천억원 수준으로 제한됐다.
다른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해도 대구시의 발행 규모는 크지 않다. 부산시는 올해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를 1조8천억원으로 편성했다. 대구시보다 6배 많은 수준이다. 현재 편성된 시비만 500억원 규모에 이르며 발행 추이에 따라 추가 예산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부산의 지역사랑상품권은 1인당 최대 구매 한도 50만원에 할인율 10%가 적용된다. 현재까지 전체 발행액은 약 7천억원 수준으로 아직 1조1천억원가량 여유가 남아 있는 상태다. 부산시 관계자는 "연말까지 시민들이 사용하는 데 큰 불편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단순한 할인 상품을 넘어 지역 소상공인 매출을 지탱하는 소비 유도 정책으로도 기능한다. 고물가 속 알뜰 소비 수요가 커지는 만큼 대구로페이의 안정적 발행 규모와 재원 확보 방안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로페이는 시민 체감도가 높은 대표 민생사업인 만큼 시 내부에서도 예산 확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크다"며 "하반기 추가 재원 확보 가능성 등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