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 모르는 전화, 절대 먼저 답하면 안 되는 이유

입력 2026-05-07 23: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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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악용 가능성…전문가 "사기 초기 단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에 "여보세요"라고 응답하는 것만으로 음성 정보를 탈취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짧은 목소리도 녹음을 하면 딥보이스 (인공지능 기술로 특정인의 목소리를 똑같이 내는 기술) 보이스피싱에 악용할 수 있어서다.

프랑스 정보통신 전문 매체 GNT가 6일(현지시간) 이른바 '침묵 전화'로 불리는 신종 수법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음성 복제를 노린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수법은 비교적 단순하다. 전화가 걸려 와 수신자가 반사적으로 "여보세요"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는다. 이에 잘못 걸린 전화이거나 조작 실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정교하게 설계된 사기의 초기 단계일 수 있다.

사기범들의 첫 번째 목적은 순전히 실무적인 것으로, 해당 전화번호가 활성화돼 있고 사용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번호는 잠재적 표적 목록에 포함돼 향후 피싱 범죄나 다크 웹에서 판매될 수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AI 음성 복제 기술이다. "여보세요" 같은 몇 초 분량의 짧은 음성만으로도 추후 활용 가능한 음성 표본이 된다.

사이버보안업체 비트디펜더는 "목소리와 억양, 음색을 복제하는 것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고 설명했다.

일단 목소리가 복제되면 사기 수법은 다양해지고 위험성도 높아진다.

사기범들은 이를 이용해 신원을 도용하기까지 한다. 목소리를 흉내 내 가족이나 지인에게 연락한 뒤 가상의 긴급 상황을 꾸며내 급히 돈을 뜯어내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을 때 상대방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즉시 전화를 끊고 불필요한 발언은 삼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실제 국내에서도 특정인의 목소리를 복제해 '급한 상황이 생겼으니 돈을 보내달라' 등 발언을 생성해 지인에게 연락하는 방식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발생한 피해 규모는 총 2564억원으로 전년 동기(1713억원) 대비 50% 증가했다.

정수환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교수는 지난해 9월 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에 출연해 "목소리만 들어서 합성이냐 아니냐(를) 구분하기는 어려운 단계에 와 있다"며 "최근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5초 (음성) 샘플만 있어도 된다. 최근에는 2초 샘플 갖고도 어느 정도 퀄리티(품질)가 나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