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키우는 메리츠증권…IB·WM '투트랙' 체질 개선 시험대

입력 2026-05-07 10: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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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개인신용공여 한도 20억→40억 확대…공격적 행보 나서
2024년 말 '수수료 제로' 선봬…주식 거래대금 2배 이상 증가
메리츠제1호스팩 상장…14년 만 IPO 시장 복귀 신호 알리기도
WM 확대 마지막 퍼즐은 발행어음…금융당국 인가 난항 '과제'

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이 전통적인 기업금융(IB)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리테일 부문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금융 경쟁력을 기반으로 개인 자산관리까지 아우르는 'IB·WM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발행어음 인가 등 핵심 과제가 남아 있어 체질 개선의 완성 여부는 아직 시험대에 올라와 있다는 평가다.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해질 경우 리테일 고객 자금을 끌어모을 뿐 아니라 해당 자금을 인수금융 및 기업대출 등에 투자할 수 있어 WM과 IB 간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이달 15일부터 개인 신용공여 한도를 기존 20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두 배 확대한다. 기존에는 A·B·C군을 통합해 20억 원 한도를 일괄 적용했으나, 개정 후에는 A·B군 40억 원, C군 20억 원으로 군별 한도가 분리된다.

지난해 1월 전까지만 해도 메리츠증권의 개인 신용공여 최고 한도는 10억 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지난해 2월 관련 기준을 개정해 한도를 20억 원으로 상향했다. 올해 추가 확대까지 감안하면 약 1년여 만에 고객별 최고 한도가 기존 대비 4배로 늘어난 셈이다.

이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고객별 최고 한도가 20억 원 수준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조치다. 메리츠증권 외 개인 신용공여 한도가 40억 원인 곳은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신용거래융자는 거래대금 증가와 이자수익 확보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익 사업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메리츠증권이 고액자산가 중심의 레버리지 투자 수요를 선점해 WM 고객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리테일 채널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24년 말 비대면 투자 계좌 '슈퍼365'를 출시하며 '수수료 제로'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공격적인 수수료 정책을 기반으로 개인 투자자 유입이 빠르게 늘었고, 지난해 메리츠증권을 통한 국내 주식 거래대금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는 후문이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도 핵심 축이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상반기 차세대 웹트레이딩시스템(WTS) 출시를 예고하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중심으로 재편된 리테일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증권사 간 플랫폼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디지털 채널의 완성도가 WM 사업 확장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된 행보다.

IB와 WM 간 시너지를 겨냥한 조직 개편도 이미 진행됐다. 지난해 4월 출범한 PIB(Private Investment Banking) 센터는 자산관리 서비스와 IB 딜을 연계하는 구조다. 고액자산가 고객에게는 기업금융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IB 부문에는 안정적인 자금 조달 창구를 확보하는 '양방향'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메리츠제1호스팩 상장을 통해 약 14년 만에 기업공개(IPO) 시장 복귀 신호도 보냈다. 그간 부동산금융과 구조화금융에 강점을 보여온 IB 역량을 전통적 주식 발행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다. IPO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회복할 경우, WM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투자 상품군 역시 한층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WM 확대 전략의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발행어음 사업 인가는 여전히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단기 자금을 조달해 운용할 수 있는 핵심 사업으로, 대형 증권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중요한 축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발행어음업 인가를 신청했지만, 관련 안건은 아직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되지도 않은 상태다. 인가 절차가 지연되면서 자금 조달 기반 확대와 운용 전략 다변화에도 제약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발행어음 인가 여부가 향후 메리츠증권 WM 사업 확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IB 중심의 고수익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WM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라며 "공격적인 리테일 확대가 단기적으로 외형 성장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방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체질 변화 과정에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