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공 퇴직자단체, 자회사 앞세워 휴게소 사업 장악
국토부 "비영리법인 세제 혜택 악용"…수사·세무조사 동시 착수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 퇴직자단체가 40여 년간 비영리법인 지위를 악용해 자회사를 통해 고속도로 휴게소를 사실상 독점 운영하고 수익을 회원들에게 분배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7일 도공 퇴직자단체인 '도성회'와 도공을 대상으로 올해 1월부터 고속도로 휴게시설 운영 적정성 등을 감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도성회는 1984년 2월 설립 이후 정관에 명시된 공익 목적사업은 사실상 수행하지 않은 채 회원 친목 활동 중심으로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관에는 고속도로 건설기술 발전 기여 등이 목적사업으로 적시돼 있지만 실제 활동은 회원 관리와 복지에 집중됐다는 게 국토부 판단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도성회는 회원들에게서 받은 회비를 장기간 적립하는 한편 자회사 H&DE를 설립해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사업에 참여시켰다. 이 과정에서 최근 10년간 연평균 8억8천만원의 배당금을 확보했고, 이 가운데 약 4억원을 생일축하금 등 명목으로 회원들에게 지급했다. 지난해 말 기준 도성회 예금 적립액은 약 25억원이다.
국토부는 "이 같은 방식으로 회원들에게 분배된 수익금은 법인세 등 과세 대상 소득에 포함해 신고해야 함에도 도성회가 이를 비영리법인의 고유 목적사업에 사용한 것처럼 신고해 매년 4억여원을 과세 대상 소득에서 탈루했다"며 "비영리법인에게 주어지는 비과세 혜택을 악용한 탈세를 지속해 온 셈"이라고 밝혔다.
도공의 관리 부실과 특혜 정황도 감사에서 확인됐다. 도공은 지난해 경북 구미 중부내륙선 선산휴게소(창원 방향) 등 노후 휴게시설 4곳에 대해 민간이 투자와 운영을 맡는 혼합민자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운영 원칙을 뒤집고 도성회 계열 기업에 주유소 운영권을 수의계약 형태로 추가 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래는 동일 기업집단 계열사 가운데 1개사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도공은 계열사를 각각 독립 기업처럼 인정하는 방식으로 기준을 변경했다. 국토부는 또 도공이 관련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휴게소 입찰 정보를 도성회 측에 사전 제공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혜 의혹은 다른 휴게소 운영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도공은 2015년 영동선 문막휴게소(서창 방향)를 직영 체제로 전환하면서 H&DE에 휴게소 내 편의점 등을 경쟁 입찰 없이 임시 운영하도록 맡겼다. 운영 기간은 2015년 1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6년 6개월에 달했다.
국토부는 도성회에 자회사를 통한 휴게시설 사업 참여를 중단하고 회원 수익 배분 구조를 폐지하도록 정관 개정을 요구했다. 도공에는 혼합민자 사업 절차를 재정경제부 승인 이후 추진하도록 시정 명령을 내리고 관련자 징계를 요구했다.
아울러 도공과 도성회 자회사 사이에서 이뤄진 수의계약, 입찰정보 유출 등 비위 의혹은 수사기관에 의뢰할 예정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번 감사결과는 도공과 그 퇴직자, 휴게소 운영사 간에 수십 년간 고착화된 카르텔을 일소하고 고속도로 휴게소를 국민들께 돌려드리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휴게시설 운영구조 개혁 작업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국토부는 최근 불거진 휴게소 납품대금 미지급 등 불공정 거래 문제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휴게소 운영사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추가 감사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