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중동전쟁 여파로 원유·LNG 수입 줄고 단가 올라"

입력 2026-05-07 09:00:00 수정 2026-05-07 09: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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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동산 대체 공급망 확대…캐나다 원유 연 최대 3천300만 배럴 확보
요소수 매점매석 업체 적발, 면세유 불법 유출도 차단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FSRU(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 모습. 연합뉴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FSRU(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 모습. 연합뉴스

중동전쟁 영향으로 올 들어 국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이 크게 줄고 가격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비중동산 에너지원 확보를 늘리는 한편 매점매석 등 불법 행위 단속에도 나섰다.

관세청은 7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동전쟁 영향 품목 수입통관 점검 및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이진희 관세청 통관국장은 "중동 상황 발생 직후 비상대응 TF를 가동해 일 단위로 수출입 현황을 점검하고 전국 34개 세관을 통해 업계 건의와 애로사항을 수집·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3~4월 원유 수입량은 1억3천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5천만 배럴)보다 13.9% 감소했다. 중동산 수입이 2천529만 배럴 줄어 비중이 8.5%포인트(p) 떨어진 영향이다. 배럴당 평균 단가는 약 92달러로 1년 전(79달러)보다 16.2% 높아졌다.

LNG 수입량도 666만t(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63만t)보다 12.7% 줄었고, 액화석유가스(LPG) 부탄 수입량은 15만t으로 47.8%나 감소했다. LPG 부탄의 t당 평균 단가는 809달러로 1년 전(583.8달러)보다 38.6% 상승했다. 반면 LNG 단가는 t당 533.2달러로 오히려 11.5% 하락했다.

이 국장은 "공급선 다변화 과정에서 가격 상승, 물류 지연, 신규 공급선 통관 이슈 등 업체 애로가 늘었다"며 "원유·나프타 등 긴급 수요 품목은 입항·하역 전 통관을 완료해 하역과 동시에 산업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급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중동산 에너지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캐나다산 원유 도입 확대를 위해 앨버타 주정부가 공급자를 대신해 원산지 입증 서류를 발급하면 한-캐 자유무역협정(FTA) 특혜 세율(3→0%)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합의했다.

이 국장은 "지난달 20일 캐나다 앨버타 주정부와 FTA 원산지 입증 서류 발급 특례를 담은 공동성명을 체결해 연간 최대 3천300만 배럴 규모의 캐나다산 원유 안정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도입 가능 물량(480만 배럴)의 약 7배 수준이다.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입량도 312만t으로 25.2% 줄었다. 다만 중동산 비중은 1년 전 59.5%에서 30%로 크게 낮아진 반면 미국·그리스·인도 등 비중동산 비중은 40.5%에서 70%로 높아져 공급망 다변화가 진전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 쓰이는 헬륨 수입량은 0.025만t으로 16.3% 감소했으나, 미국산 반입량은 49.9% 늘었다.

비료용 요소는 수입량이 5.1만t으로 6.3% 줄었지만, 중동산 의존도는 작년 같은 기간 81.3%에서 0%로 완전히 낮아졌다. 브루나이산(3.5만t)이 새롭게 그 자리를 채웠다. t당 평균 단가는 721.6달러로 54.4%나 급등했다.

관세청은 위기 상황을 악용한 불법 행위도 잇따라 적발했다. 면세유 불법 유출의 경우 국제무역선용 선박 공급용 중유 1만ℓ(3월 21일)와 경유 35.6만ℓ(3월 26일)를 각각 적발했다. 요소수 제조원료 1천400t을 비축해야 함에도 1천217t을 유통한 업체도 관세청·조달청 합동 점검 결과 적발돼 조달청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세정 지원도 이뤄졌다. 중동지역 수입기업 대상 납기 연장·분할납부·담보제공 생략 등 31건, 7천241억원을 지원했고, 호르무즈 우회 항로 이용 기업에 발생한 운임 상승분을 관세 과세 가격에서 제외하는 운임 특례를 시행해 약 1천123억원 상당의 경제적 지원 효과(4~5월 추산)가 기대된다.

관세청은 앞으로도 중동전쟁이 끝날 때까지 긴급 수요 품목의 수입통관 및 하역 절차를 한시적으로 간소화하기로 했다. 원유 추가 하선 시 과태료를 면제하고, LNG 운송선에 대한 선박 검색 지정 제외와 항내 정박 장소 이동 신고 의무도 면제할 방침이다. 말레이시아산 원유의 FTA 원산지 증명서 발급 기간 단축도 추진한다.

이 국장은 "말레이시아의 수입신고부터 원산지 증명서 발급까지 소요 기간이 184일로 호주(57일), 필리핀(3일)보다 훨씬 길어 조속히 단축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