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주재 물가 TF…국제 휘발유 가격 73.9% 폭등에 국내는 16.6% 방어
추경 고유가 지원금 6조1천억 집행·가공식품 16개사 4천373개 품목 최대 58% 할인
정부가 석유류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에 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상승률(2.6%)보다 1.2%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가격 통제 효과를 확인하면서도 중동전쟁 불확실성에 따른 추가 물가 상승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고 민생밀접품목 집중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소비자물가 동향 평가와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재경부에 따르면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중동전쟁 발발 이후 지난 2월 대비 4월 기준으로 휘발유 70%, 경유 117%가량 급등했다. 반면 국내 휘발유 소매가격은 같은 기간 16.6% 오르는 데 그쳤다. 최고가격제·유류세 인하 조치가 국제 가격 급등의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한 셈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로 3월 소비자물가가 0.4~0.8%p 낮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3월보다 지난달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 이유에 대해 "3월 13일 1차 최고가격 지정 이후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2차 지정 이후에는 4월 내내 가격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휘발유 소매가는 지난달 초 1천900원 초중반에서 지난달 말 2천원 내외까지 올라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비교하면 정책 효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러-우 전쟁 때는 전쟁 전인 2월 대비 4월 국제 휘발유 가격이 17.3% 오르면서 국내 가격 상승률(15.3%)과의 격차가 작았다. 이번 중동전쟁에서는 국제가격이 73.9% 폭등했지만, 국내 가격 상승률은 16.6%로 억제됐다.
주요국 대응과 비교해도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낮은 수준이다. 3월 기준 미국 2.8%, 영국 3.4%, 독일 2.1% 등 주요 선진국이 2% 중반~3% 초반대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은 2.2%였다.
다만 정부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6월 휘발유 가격이 ℓ당 1천600원대를 유지했던 기저효과로 올해 5~6월 석유류 물가의 상방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 차관보는 "중동전쟁이 계속되는 한 최고가격제를 유지할 방침"이라며 "애초 추경에 목적예비비를 담을 때도 6개월 정도 유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최고가격 수준은 국제 석유 가격, 재정 부담, 석유제품 소비 변화, 소비자물가 영향 등 네 가지 요소를 종합 검토해 2주마다 결정한다.
5일 기준 국내 휘발유 소매가는 ℓ당 2천11.3원, 경유는 2천5.4원으로 전쟁 전인 2월 27일보다 각각 319원, 408원 올라 있다. 다만 8일 열릴 8차 TF에서 5차 석유 최고가격 지정안이 논의되며, 지정안은 같은 날 오후 7시 산업통상부가 별도 발표할 예정이다.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는 안정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농축수산물은 2개월 연속 하락(-0.5%)했고, 채소류(-12.6%)·과일류(-6.2%)가 출하량 확대로 내림세를 이어갔다. 가공식품 상승률도 설탕 등 원재료 가격 하락과 식품업체 자발적 가격 인하에 힘입어 1월 2.8%에서 4월 1.0%로 3개월 연속 둔화됐다. 다만 가축전염병 확산 등의 영향으로 축산물(5.5%)과 쌀(14.4%)의 높은 오름세는 계속되고 있다.
강 차관보는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여러 차례 대책을 내놓았지만 속도가 많이 나지 않는 분야"라며 "추가 개선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정부는 향후 추경 고유가 피해지원금 6조1천억원(지방비 1조3천억원 포함)을 신속 집행하고, 5~6월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최대 50%, 220억원)도 병행한다. 가공식품은 CJ·농심·풀무원 등 16개사 4천373개 품목을 최대 58% 할인 지원한다.
매점매석 행위에는 물가안정법상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규정을 적용하고, 관련 물품 몰수·추징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