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후보에 눈도장 찍어야…' 지지선언 나선 시민단체의 속사정

입력 2026-05-12 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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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지지선언 이끌어내는 것이 실적' 각 후보캠프들 과열 경쟁
시 예산·시설물 위탁사업 단체들도 참여…공정성 우려

6.3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지역 시민단체들의
6.3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지역 시민단체들의 '후보자 눈도장 찍기'식 지지선언이 과열되고 있다. 생성형 AI 이미지

포항의 한 스포츠단체는 최근 집행부 교체를 요구하는 내부 목소리로 갈등을 겪고 있다.

발단은 해당 단체의 집행부가 회원들과 상의 없이 이번 포항시장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해당 단체는 포항시 마을 공원 스포츠시설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탓에 포항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큰 영향이 받을 수밖에 없다.

해당 단체 관계자는 "스포츠단체는 정치 목소리를 내려고 모인 단체도 아니고 누구를 지지하는지가 왜 중요한지 모르겠다"면서 "꽤 많은 사람들이 가입한 단체를 사사로이 운영하려는 행태는 모임의 취지를 흩트리는 일"이라고 했다.

6·3 지방선거가 본격화되면서 지역 시민단체들이 유력 후보 선거사무실을 잇따라 방문해 지지를 선언하는 이른바 '눈도장 찍기'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지선언 자체는 공직선거법상 금지 행위가 아니지만 포항시의 예산 지원을 받거나 시 소유 시설물을 위탁 운영하는 단체들까지 가세하면서 이권 개입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포항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각 후보 캠프에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 단체는 기자회견 형식을 갖춰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있으며, 캠프 측에서도 어느 단체의 지지를 이끌어냈느냐를 선거 운동 실적처럼 공유하는 분위기이다.

문제는 이 같은 움직임이 포항시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거나 시 시설을 위탁 운영 중인 단체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단체들은 공공 재원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만큼 특정 후보 지지 행위가 도덕적 결함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지역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적잖은 피로감을 호소 중이다.

일부 단체에서는 집행부가 회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지지선언을 결정한다는 불만마저 나온다.

한 시민단체 회원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단체가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몇 시까지 어디 선거 사무실로 나오라 하더라"며 "회원 입장에서는 황당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일부에서 자정 목소리가 나온다.

한 선거 관계자는 "지지선언 경쟁이 과열되는 만큼 선거가 끝난 후 해당 단체가 요구하는 사업권이나 예산 문제 등으로 불필요한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며 "후보 캠프 스스로도 무분별한 지지선언 유치 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