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한국 AI 배당 구상에 증시 요동"
장중 7,400선 후퇴, 외국인 대규모 차익 실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기업의 초과 이윤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국민 배당금'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12일 7999.67까지 치솟았던 코스피 지수가 장중 5% 이상 떨어진 것을 두고 김 실장의 발언이 원인이 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AI 이익 국민배당 구상에 요동치는 한국 증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한 고위 정책 당국자가 AI 산업에서 발생한 세수를 활용해 국민에게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라고 보도했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AI 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 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지는 응당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가칭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라면서 "그렇다면 그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발언의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배 급증하고,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239조원에 달하는 등의 실적 호조가 자리 잡고 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구체적인 재원 활용 방안으로는 청년 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노령연금 강화, AI 전환 교육 계좌 등을 예시로 들었다.
이에 블룸버그는 김 실장의 발언을 두고, AI 호황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기업 이익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해야 한다는 주장에 구체적인 정책 파장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장 초반 8000선을 넘보며 7999.67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김 실장 제안이 알려지며 순식간에 5.12% 급락해 7400선까지 주저앉았다. 주가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했다. 이들은 최근 증시 상승을 주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대규모 차익 실현 물량을 쏟아냈다.
블룸버그는 "김 실장의 발언은 AI의 등장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격차를 벌릴 위험이 있다는 경제학자들과 정치인들의 우려를 뒷받침한다"라며 "한국에서는 이러한 우려가 글로벌 AI 인프라 붐의 전리품을 업계 리더들이 더 많이 공유해야 한다는 공공의 목소리로 표출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낙폭이 커지자 김 실장은 즉각 추가 해명을 내놓았다.
김 실장은 투자 변동성이 커지자 "기업 이익에 새로운 횡재세를 부과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AI 산업 호황으로 자연스럽게 늘어난 초과 세수를 활용하자는 의미"라고 선을 그었다.
호민 리 롬바드 오디에 싱가포르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하락 속도를 볼 때, 촉발제는 김 정책실장의 예상치 못한 '국민 AI 배당' 발언이었다"라며 "김 실장이 한발 물러나자 심리가 다소 회복된 것"이라고 전했다.
증시를 흔든 김 실장의 발언에 야권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며 비판했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박수영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김 실장이 거론한 '국민 배당금제'를 두고 "대한민국이 자유시장경제 국가임을 잊고, 대한민국 국민을 사회주의행, 베네수엘라행 급행열차에 태우려는 이재명 정권"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2022년 초부터 시작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호황에 이재명 정부가 기여한 것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혼자만 잘 먹고살지 말고 사단에 돈 좀 싸게 싸게 내라고'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야인시대 우미관식 정치"라며 "기업이 구성원에게 성과를 나누고 주주에게 배당하고 국가가 법률로 정한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는 것. 그 이상의 '사회적 책임'을 정부가 강제하려는 시도, 이것이 바로 반기업 정책"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