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잡으려다 中에 종속?… 글로벌 완성차 '미래차 딜레마'

입력 2026-05-06 16: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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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메르세데스 완성차 업체들 中 기술 제휴
차량 생산 속도·소프트웨어 경쟁력 향상 효과
고유 브랜드 정체성 약해지고 기술 종속 우려
유럽 공동 생산 모색 "늑대 들여오는 위험" 평가도

지난달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 폭스바겐이 출시한 ID AURA T6 차량을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 폭스바겐이 출시한 ID AURA T6 차량을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달아 중국 전기차 기업과 손잡고 있다. 미래차 경쟁에서 앞서가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과 개발 방식을 받아들여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이다. 반면 이 과정에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기술에 종속되고, 브랜드 가치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4일(현지시간)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혁신 속도가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개발 관행을 낡은 방식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 공정, 수직계열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역량을 결합해 24개월 안팎에 신차 개발을 마친다. 이에 기존 업체의 신차는 기술적으로 2년 이상 뒤처지는 경우도 있다는 분석이다.

폭스바겐은 중국 허페이에 연구개발 시설을 세우고 차량 개발 속도를 유럽보다 30% 높인다는 방침이다.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2027년부터 상하이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포드 등도 중국 업체와 협력해 신차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기술에 의존해 차량을 생산할 경우, 자사 브랜드를 내세워 오히려 중국 경쟁사를 홍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겉으로는 기존 업체의 브랜드를 단 차량이라도 핵심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중국 업체의 것이라면 브랜드 정체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을 내고도 중국 업체로부터 최신 소프트웨어를 제공받지 못해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중국 업체와 유럽 생산시설 공유도 검토하고 있다. 호르스트 슈나이더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이를 두고 "양의 탈을 쓴 늑대를 들여오는 위험"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기술을 빌려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시도가 결국 중국 업체의 유럽 시장 진입을 돕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11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발전소 외벽에 부착된 폭스바겐사의 로고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발전소 외벽에 부착된 폭스바겐사의 로고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