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5일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우리 선박 폭발·화재와 관련, "(해당 사고가) 피격(被擊)인지 아닌지 파악하는 데 하루 정도 소요된다"고 했다. 전날 외교부는 "4일 오후 8시 40분(한국 시각)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정박 중이던 선박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선박 좌현 선미 인근에서 물보라가 치고 폭발 소리가 나 선장이 손상 정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안다"는 해운 업계 관계자의 전언(傳言)도 알려졌다.
외부 공격에 의한 대형 선박의 폭발 및 화재와 내부 화재는 그 특성이 뚜렷이 구분된다. 굳이 전문가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선장과 전화 한 통이면 쉽게 피격 여부를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가 피격 사실 여부 확인에 하루가 꼬박 소요된다고 하는 것은 지독한 무능이거나, 아니면 뭔가를 감추려 한다는 의혹(疑惑)을 사기에 충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화물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공격을 받은 '관계 없는 국가들' 중에 한국이 유일하게 피해(被害)를 입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한국이 (호르무즈 항행 자유) 작전에 참여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는 그동안 한미동맹을 훼손(毁損)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 군사 작전에 소극적이었을 뿐 아니라, 이란에 특사를 파견하고 인도적 지원금 50만달러를 지원하는 등 친(親)이란적 행보를 보였다. 또 이재명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을 비난하는 SNS를 올려 세계적 논란을 자초하기까지 했다. 이란 언론들이 이재명 정부의 대외 정책과 발언에 대해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접근"이라며 칭찬을 할 정도였다.
만일 우리 선박이 이란의 공격에 의해 피격된 것이 사실이라면, 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파산(破産) 상태에 직면한 것이나 다름없는 꼴이 된다. 잘못이 확인되면 신속히 수정하는 것이 더 큰 국익 훼손을 막는 길이다. 시간을 끈다고 진실이 달라지진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