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新풍속도]5월 결혼의달…1년 치 예약 벌써 완료, 신부 취향 맞춤형 '스드메' 인기

입력 2026-05-05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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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드메, 예식장 외부 업체 통해 미리 알아와…주례 사라지고 이벤트"

지난 4일 대구 중구 대봉동 한 한복가게에서 관계자가 요즘 유행하는 한복을 들어보이는 모습. 김지효 기자
지난 4일 대구 중구 대봉동 한 한복가게에서 관계자가 요즘 유행하는 한복을 들어보이는 모습. 김지효 기자

대표적인 결혼 성수기로 손꼽히는 5월, 대구의 웨딩업계들은 가득찬 예약과 문의들로 분주하다. 전통 혼례에서 주례와 폐백이 사라진 자리는 축가와 댄스 퍼포먼스 등 이벤트가 대신했고, 예식 분위기에는 엄숙함 대신 즐거움이 비중있게 자리잡았다.

◆'북적북적' 웨딩거리…"신부 취향 따라"

지난 4일 대구 중구 대봉동 웨딩거리. 한복과 양장 등 의복 대여·제작점 곳곳은 시착과 견적을 내기 위해 찾은 손님으로 북적였다. 파스텔톤 화사한 한복은 봄을 알리는 듯했고, 거리를 걷는 젊은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예비부부들은 손을 잡고 거리를 거닐며 마음에 드는 업체를 찾아다니느라 여념이 없었다. 웨딩 메이크업을 받은 채 지도를 켜서 목적지를 찾는 신부와, 평상복을 입은 모습으로 손에 정장을 바리바리 들고 함께 하는 예비 신랑도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한복점을 운영하는 조혜영(56) 씨는 "혼주의 98프로는 한복으로 맞추고 있다. 격 있어 보이기 때문"이라며 "요즘은 당의가 유행이라 많이 입는 추세고, 예전에 비해 입기 편하게 디자인이 양장처럼 바뀌어서 나온다. 포목점 하시는 분들이 유행이 파스텔톤으로 많이 변하니까 소복 입는 것도 아니고 문화가 왜이렇게 바뀌냐며 궁금해 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엔 부모님이 스스로 알아서 한복 맞춤 제작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대여가 많다. 신부들이 인터넷으로 검색해온 한복집을 미리 알아 오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가격을 맞춰서 온다. 주도권이 신부한테 있고, 남편쪽에서도 며느리가 원하는 쪽으로 해준다"며 "신부쪽은 혼주 분홍색, 신랑은 하늘색으로 각자 맞춰 입었다면 요즘은 신부가 양가 한복을 같은 디자인으로 통일해서 한 번에 맞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예식용 신발도 샀지만 요즘은 핸드백, 신발, 노리개, 속치마까지 다 대여해준다. 대형 예식장 안에는 웨딩샵을 갖추고 있는 곳도 있어서 혼주도 거기서 같이 메이크업하기도 한다"고 했다.

웨딩 거리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A씨는 "요즘 부케에는 정해진 트렌드랄 게 없다. 요즘은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같이 와도, 시어른은 주로 듣는 쪽이고 신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케 제작에도 신부 개인의 취향과 역량이 많이 반영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웨딩 플래너 회사라든지 예식장에서 맞춰주는 쪽으로 했다면 이제는 SNS도 발달하고 인스타도 활성화되면서 자기 취향을 미리 찾아와서 자문도 구한다"며 "메이크업, 드레스, 부케 다 따로따로 마음에 드는 걸 고르는 느낌보다도 전반적인 조화도 같이 보시는 것 같다"고 했다.

◆웨딩홀 1년 치 예약 끝…스드메는 '외부'에서

최근 혼인건수가 늘어나는 추세 속 대구의 주요 예식장들은 이미 1년 치 이상 계약이 꽉 찬 상태다.

봄, 가을 성수기 오전 11시~오후 1시 시간 대가 가장 인기다. 이른 오전이나 늦은 오후 예식은 비어있는 곳들도 있지만 문의 전화는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 북구에 있는 한 예식장 관계자는 "보통 1년 6개월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하고, 가을 시즌 9~11월이 많다. 봄 시즌 성수기도 있긴 한데 가을이 더 수요가 있는 편이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부터 늘긴 했는데, 올해는 특히 예약이나 문의가 더욱 많다"고 말했다.

동구에 있는 또다른 예식장 관계자는 "요즘엔 성수기·비수기 개념이 사라졌다. 오히려 2, 3월에 예식이 더 몰리고 있다"며 "연중 골고루 예약이 있어 아예 비수기 요금을 따로 책정하지 않을까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바람달'인 3월에 결혼하면 바람이 나서 헤어진다는 속설이 있었다. 요즘은 3월이 비교적 저렴하니까 이때도 결혼을 많이 한다"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2년만에 손실 본 금액이 150억원 정도 됐는데, 요즘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달라진 예식 행사에 맞춰 예식장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예식장 측에서 '패키지'로 안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미리 외부 업체를 통해 '스·드·메'를 알아오는 추세다.

예식업계 관계자 B씨는 "요즘은 스드메를 외부에서 해오는 편이다. 예식장에서 패키지 안내도 해드리는 경우도 있지만 외부업체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신부 측에서 업체를 골고루 알아오시는 듯하다"며 "대형 예식장에서는 협약업체를 이용하면 좋은 시간대에 예약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C씨는 "과거와 달리 주례는 대부분 없고, 신부 단독 입장도 요즘은 늘었다. 주로 신부님 취향에 따라간다"며 "요즘은 SNS용 이벤트가 많아서 하객 경품 행사, 닭(인형)날리기 행사, 젠더리빌(아기성별 맞추기) 이벤트도 많이 한다. 유행하는 게 한번 반응이 좋으면 다른 부부들도 이어서 많이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일요일 예식도 인기가 많았는데, 요즘은 타지에 사는 하객들 일정을 고려해서 일요일보다 토요일을 선호하고, 교회다니는 분들은 일요일에 교회를 가야 해서 토요일을 선호한다. 그래서 더 비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