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업체 통해 만난 남성들에 수면제 탄 음료 건네
경찰, 일부 구속 총치 뒤 여죄 수사
'모텔 연쇄 살인사건'의 가해자 김소영과 유사한 방식으로 남성들에게 약물을 먹여 재운 뒤, 수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자신의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여성은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만난 남성들에게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는데,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최소 4명에 달한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강도상해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상태에서 조사를 받아오던 고모 씨가 "생활비가 필요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우유 등 음료에 수면제를 타 피해 남성들을 재웠다"며 "앞서 피해자들이 휴대전화로 송금할 때 알아 둔 계좌 비밀번호를 이용해 돈을 빼냈다"고 범행 수법을 설명했다.
고씨는 지난 22일 의정부시의 한 주택에서 약 한 달간 함께 지내온 30대 남성에게 약물을 먹여 잠들게 한 뒤, 약 99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잠에서 깬 피해 남성은 상황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변 검사에서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해당 성분은 불면증이나 불안장애 치료에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과다 복용 시 의식 상실 등을 겪을 위험이 있다.
이에 경찰은 다음 날인 23일 오전 1시쯤 고씨를 긴급체포했다.
이후 수사과정에서 고씨가 유사한 범행을 반복적으로 벌인 정황이 추가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고씨에게는 지난해 말부터 서울 용산구, 중랑구, 양천구 등에서도 남성 3명을 대상으로 수천만원을 갈취한 혐의가 더해졌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고씨를 결혼정보업체나 지인 소개를 통해 만났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한 30대 남성이 서울 용산구에서 고 씨와 식사를 한 뒤 갑자기 잠들었다. 깨어난 뒤 약 2천만원이 고 씨 계좌로 이체된 사실을 깨달은 남성은 20일 오전 경찰에 이를 신고했으나, 고씨는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보이는 약물이 다수 발견됐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남성의 혈액 감정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피해자들인 30대 남성과 20대 남성은 각각 1천500만원과 400만원을 갈취당했다. 이들은 모두 고씨를 고소한 상태다.
피해 남성들의 총 피해 금액은 총 4천890만원에 달한다. 고씨는 확보한 돈을 개인 물품 구매 등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이후 고씨는 "남성들이 스스로 수면제를 먹었으며, 돈도 자발적으로 준 것"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계속된 조사 끝에 범행을 시인하기에 이르렀다.
경찰은 오는 30일 의정부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고씨를 구속 송치한 뒤, 다른 사건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예정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