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눌린 현대차…로봇이 밸류 재평가' 이뤄낼까

입력 2026-04-22 10: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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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유가 상승 직격탄…현대차·기아 수익성 압박 확대
보스턴다이내믹스 IPO 기대 부각…기업가치 30조~60조 거론
P/E 9배 '적정 밸류'…추가 상승 위해선 촉매 필요
로봇 사업 성장성 주목…상장 시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중동發 지정학 리스크로 자동차주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현대자동차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로봇 사업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우려가 주가를 눌러온 반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한 로봇 사업은 중장기 밸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자동차지수는 이란·이스라엘 충돌이 본격화된 지난 2월 말 이후 13.9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낙폭을 대부분 회복한 것과 대비된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 역시 각각 10.34%, 22.33% 하락하며 업종 약세를 주도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비용 부담과 물류비 증가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 고조로 운임 부담이 확대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시선은 자동차를 넘어 로봇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약 1조원에 인수한 뒤 미국 투자법인 HMG글로벌을 중심으로 지배 구조를 재편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는 각각 49.5%, 30.5%, 20% 비율로 이 법인에 출자하고 있으며, 현대차는 이를 통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물류 자동화 로봇 '스트레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보유한 글로벌 로봇 기업이다. 최근 전동식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제조 현장 투입을 본격화하는 등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생산 공정과 물류 영역에 로봇을 적용하며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김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을 자체 개발하고 이를 제조 시스템과 통합할 수 있는 기업은 테슬라와 현대차가 사실상 유일하다"고 말했다.

상장 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 사이 상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핵심은 기업 가치다. 인수 당시 약 1조원 수준이던 기업가치는 최근 로봇·AI 산업 성장 기대를 반영해 30조~60조원까지 거론된다.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현대차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HMG글로벌 지분 구조를 감안하면 현대차의 실질 보유 지분은 약 20%대 중반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를 기준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가치를 3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현대차에 귀속되는 지분 가치는 약 8조원 수준으로 50조~60조원까지 확대될 경우 10조~16조원대로 커질 수 있다.

이는 현재 현대차 시가총액 대비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장 시 주가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생산·물류·AI 체계와 결합된 기술 자산이라는 점에서 기존 자동차 중심 밸류에이션과는 다른 평가가 가능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완성차 주가는 자동차 제조 사업 기준에서 P/E 9배 수준으로 적정한 밸류에이션"이라며 "밸류에이션 멀티플 상승을 위해서는 촉매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 IPO 주간사 선정 기대감이 중요한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을 두고 중복상장 이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이 지분을 나눠 보유한 구조인 만큼 별도 상장 시 기존 주주가 누려야 할 가치가 외부 시장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별도로 떼어 지분가치로 평가하기보다는 로봇 사업을 통해 현대차 자체의 밸류에이션이 올라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주가는 이미 한 차례 관련 기대를 반영해 상승한 이후 현재는 진행 과정에 있고 향후 기술 개발과 사업 성과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는지가 추가 반영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기존 사업부 분할이 아닌 외부 인수 자산인 만큼 중복상장 이슈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