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지난주 5.68%·6.99%↑…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 영향
공매도 순보유잔고, 17조원으로 최대치…'선행지표' 대차잔고도 급증
개인투자자, 인버스 ETF 대거 순매수…외국인·기관은 상승장 전망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로 국내 증시가 단기간 급반등에 나서며 공매도·대차거래 잔고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인버스 ETF를 중심으로 하락에 베팅한 반면 외국인·기관은 상승에 무게를 싣는 '엇갈린 수급'이 나타나면서 증시 랠리 속 개미들의 부담은 커지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한 주(13~17일)간 5.68% 상승했다. 지수는 지난달부터 미국-이란 간 전쟁 여파로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3월 31일(종가 기준) 5052.46까지 밀렸다. 이는 지난 2월 27일 기록한 고점 6347.41보다 20.40% 빠진 수준이다. 하지만, 이달 말 2주 휴전, 1차 종전 협상 등 양국 간 화해 무드가 조성되자 안도 랠리를 펼쳤다. 코스닥 지수도 이 기간 6.99% 급등했다.
이에 코스피가 지난 16일 장 중 한때 6231.03까지 치솟으며 전 고점 돌파를 시도하자 공매도 순보유잔고도 동반 급증세를 맞았다. 지난 1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순보유잔고 금액은 17조2942억원으로 지난해 3월 31일 전면 재개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코스닥 시장은 7조3495억원으로 이전 최대치인 7조5056억원(2월 27일)에 못 미쳤지만, 3월 4일 5조7264억원 대비로는 28.34%나 늘었다. 이후에도 양대 지수가 상승 흐름을 이어간 점을 감안하면 공매도 잔고는 현재 집계치보다 치솟았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하자 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대차거래 잔고의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지난주 대차거래 잔고 금액은 154조2278억원에서 159조3429억원으로 3.32% 증가했다. 지난 16일에는 162조3590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60조원대를 돌파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개인들은 지난 한 주 동안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2186억원)'와 'KODEX 인버스(841억원)' 등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 기간 ▲KODEX 레버리지(-4478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1990억원) ▲KODEX 200(-1894억원) ▲KODEX 코스닥150(-1453억원) 등은 대거 순매도했다.
수익률은 저조했다. 같은 기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11.87% 하락했고 'KODEX 인버스'도 5.95% 내렸다. 가장 많이 팔아치운 'KODEX 레버리지'는 12.43% 급등했고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10.81%) ▲KODEX 200(6.09%) ▲KODEX 코스닥150(5.25%) 등도 오름세를 시현했다.
반면 외국인·기관투자자들은 지수를 정방향으로 추종하는 ETF에 투자했다. 외국인들의 장바구니에는 ▲KODEX 레버리지(323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220억원)' ▲KODEX 200(124억원) 등이 담겼다. 기관들의 순매수 1~3위에는 ▲KODEX 레버리지(4293억원) ▲KODEX 200(2095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2059억원)가 올랐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가 당분간은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 시즌 속 주도주들의 이익 모멘텀 개선 전망은 유지되고 있지만,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여전히 불확실성에 놓여있어서다.
이번 주에는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KB금융, 기아, 현대로템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특히 오는 23일 발표될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TSMC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신뢰가 강화됐다"며 "이번 주 SK하이닉스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경우 반도체가 지수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 역할을 재차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 협상팀이 오는 20일 중재국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있을 것이라고 공지하면서 "이번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더 이상 착한 사람 행세를 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만에서 미국의 해상봉쇄를 뚫으려는 이란 화물선을 저지하고 미국 수중에 뒀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란 화물선 기관실에 구멍을 냈다"고도 했다. 미 해군이 이란 화물선에 발포하고 나포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는 미군이 오만만에서 이란의 상선을 향해 발포함으로써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탐 알안비야 측 대변인은 이란 국영 매체를 통해 "우리는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군대가 미군에 의한 이 '무장 해적 행위'에 곧 대응하고 보복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말해 20일 협상이 개최될지는 미지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이번 주 초반 미-이란 협상 불확실성과 실적시즌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변동성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실적시즌 속 주도주들의 이익 모멘텀 개선 전망은 변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이번 주 중반 이후 코스피는 전고점 돌파를 시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