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미 해군의 대형 정찰 드론이 비행 도중 추락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사고 경위와 추락 지점 등을 둘러싼 의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은 자국 방공망에 의한 격추를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더워존(TWZ)은 14일 미 해군 안전사령부가 공개한 사고 요약 보고서를 인용해 해상 정찰용 무인기 MQ-4C가 지난 9일(현지시간)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2026년 4월 9일, 작전 보안상 위치 비공개 지점에서 MQ-4C 추락, 인명 피해는 없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매체는 지난 9일 해당 드론이 페르시아만 상공 비행 중 비상 상황을 알린 후 갑자기 사라졌다고 전한 바 있다. 이 드론은 당시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약 3시간 비행을 마치고 이탈리아 시고넬라 해군 비행장으로 복귀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비행 경로와 관련된 정황도 일부 확인됐다. 매체는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 자료를 분석해 해당 드론이 순항 고도 약 5만 피트(약 1만5천240m)에서 비행하다가 1만 피트(약 3천m) 이하로 급격히 하강한 사실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이 드론은 추락 당시 기수를 이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이란 영공 내에서 추락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체 잔해의 행방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추락 지점이 이란 측 통제 구역일 경우, 첨단 장비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TWZ는 "추락한 드론에는 강력한 능동형 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와 전자광학·적외선 영상 카메라 등이 탑재돼 있다"며 "만일 적이 이러한 장비를 손상 없이 얻어낸다면 상당한 '정보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해군 측은 이번 사고를 'A급 사고'로 분류했다. 이는 200만 달러(약 29억5천만 원) 이상의 재산 피해나 사망 또는 영구 장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
MQ-4C는 대당 약 2억3천800만달러(약 3천517억 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로, 미군이 운용 중인 대표적인 고고도 장거리 정찰 드론이다. 해당 기종은 공군의 RQ-4 글로벌호크를 기반으로 해상 작전에 맞게 개량된 모델이며, 미 해군은 2025년 기준 약 20대를 보유하고 있다.
미 해군은 과거 '광역 해상 감시 시범기(BAMS-D)'라는 형태로 RQ-4A 드론을 운용하며 해당 체계 도입을 준비해왔다. 이 프로그램은 2003년 시작됐으며, 이후 중동과 인도양 일대에서 약 13년간 실전 배치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은 격추 주장에 나섰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15일 "미 해군이 이란에 의해 추락한 스파이 드론의 사고 사실을 공개했다"며 "해당 항공기가 온라인 추적 사이트에서 갑자기 사라진 뒤, 여러 소식통에 의해 이란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다는 사실이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 측은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나 잔해 사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