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말 아낀 헤그세스 "미중 관계 수년 만 최고"

입력 2026-05-31 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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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 대화, 중국 압박 수위 낮춰…"덜 대결적" 기류
미국, 동맹 안보력 강화 강조…동맹 방어 의지 약화 우려도
IISS "미중 충돌 땐 핵 확전 위험"…발언 조절 배경 주목

지난 30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질의응답 중 답변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 30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질의응답 중 답변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대만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 등 대중 발언을 한층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그 배경에는 최근 미중 관계 개선 흐름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다. 양국 충돌은 잠재적인 핵무기 사용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는 만큼, 미국이 직접적인 대중 압박보다 동맹 등을 활용한 전략적 견제를 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중 관계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수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며 "중국 측과 군사 대 군사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더 자주 만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중국은 실제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이라며 대립각을 세운 것과 대조된다. 대만과 관련해서는 연설에서 직접 언급을 피하기도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태평양에서 미국의 전략은 "1도련선에 걸쳐 거부 억제 태세를 갖추는 것"이라고만 했다. 1도련선은 통상 일본열도와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보르네오섬을 잇는 가상의 방어선을 뜻한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대만 무기 판매 승인에 대해 "대만에 대한 우리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기간 폭스뉴스에 대만 무기 판매는 "승인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헤그세스 장관도 적극적인 대만 방어 의지는 표하지 않은 셈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미중 정상회담을 반영해 미국이 "덜 대결적인" 입장을 견지하게 된 것으로 봤다. 미국이 동맹의 안보력 강화에 더 의존해 지역 안보에 대한 미국의 결의가 약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고 봤다.

이 같은 미국의 발언 수위 조절에는 미중 간 군사적 충돌 시 겉잡을 수 없는 확전과 상호파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샹그릴라 대화 직전 발표한 보고서에서 양국군이 서로 충돌할 경우 상대방 지휘·통신·정보 시설을 타격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는 상대의 지휘·통신망을 겨냥한 공격이 오판과 보복을 부르고, 결과적으로 핵 확전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도 지난 3월 양국 간 군사적 균형이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핵 충돌 위험을 잠재한 대결을 관리하기 위해 대만에 대한 명시적 비개입 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한발 물러남으로써 지역적 긴장을 줄이고 전략적 대결 가능성은 완화될 것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