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피아니스트 박재홍 "고향 대구 무대 늘 특별해…꾸준히 선 그려나가는 연주자 되고파"

입력 2026-04-14 14:32:52 수정 2026-04-14 15: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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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AC 시그니처 첫 무대, 첼리스트 키안과 듀오 리사이틀
2022년 달서아트센터 단독 리사이틀 이후 4년만 무대
"짧은 리허설에도 불구하고 서로 음악적 언어 잘 통해
표현 자유도·관객 감상 균형 고민…무대 오래 서는게 꿈"

지난 8일 달서아트센터 DSAC 시그니처 시리즈의 올해 첫 무대로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피아니스트 박재홍의 듀오 리사이틀이 열렸다. 사진 달서아트센터 제공
지난 8일 달서아트센터 DSAC 시그니처 시리즈의 올해 첫 무대로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피아니스트 박재홍의 듀오 리사이틀이 열렸다. 사진 달서아트센터 제공

지난 8일 오후 7시 30분 달서아트센터 청룡홀. 공연이 시작되자 객석은 금세 고요해졌다. 첼로와 피아노가 주고받는 선율은 서로를 밀고 당기듯 섬세하게 호흡을 이어가다가도, 과시적인 표현 대신 절제된 흐름 속에서 균형감을 쌓아갔다. 두 연주자가 만들어낸 무대는 실내악이 지닌 '함께 만들어가는 음악'의 본질을 환기시키는 시간이었다.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피아니스트 박재홍의 듀오 리사이틀이 관객들의 열띤 호응과 함께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 공연은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를 초청하는 달서아트센터의 대표 기획 DSAC 시그니처 시리즈의 올해 첫 무대였다.

지난 8일 달서아트센터 DSAC 시그니처 시리즈의 올해 첫 무대로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의 듀오 리사이틀이 열렸다. 사진 달서아트센터 제공
지난 8일 달서아트센터 DSAC 시그니처 시리즈의 올해 첫 무대로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의 듀오 리사이틀이 열렸다. 사진 달서아트센터 제공
지난 8일 달서아트센터 DSAC 시그니처 시리즈의 올해 첫 무대로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의 듀오 리사이틀이 열렸다. 사진 달서아트센터 제공
지난 8일 달서아트센터 DSAC 시그니처 시리즈의 올해 첫 무대로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의 듀오 리사이틀이 열렸다. 사진 달서아트센터 제공

대구예술영재원 출신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피아니스트 박재홍은 2022년 달서아트센터에서 단독 리사이틀을 개최하고 4년 만에 청룡홀 무대에 다시 올랐다. 공연에 앞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고향에서의 무대는 늘 특별하다. 달서아트센터는 피아노도 좋고, 홀도 너무 좋아서 4년 전 리사이틀 당시에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홀이다"라며 "이번에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같이 오게 돼서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리사이틀은 국제 무대를 누비는 두 젊은 연주자의 첫 협연 무대로 주목을 받았다. 키안과의 음악적 호흡에 대해 박재홍은 리허설을 '음악적 언어를 공유한 상태에서 나누는 대화'에 비유하며, 짧은 연습에도 불구하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 없이 호흡이 잘 맞았다고 전했다. 이어 "첫인상처럼 음악도 연주자들끼리 순간적으로 통하는 지점이 있는데, 그런 경우 이후의 흐름까지 서로 자연스럽게 예상하면서 재밌게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달서아트센터 DSAC 시그니처 시리즈의 올해 첫 무대로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의 듀오 리사이틀이 열렸다. 사진 달서아트센터 제공
지난 8일 달서아트센터 DSAC 시그니처 시리즈의 올해 첫 무대로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의 듀오 리사이틀이 열렸다. 사진 달서아트센터 제공

프로그램은 고전적인 구조에 섬세한 감성이 깃든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로 시작해 리듬과 민속적 색채가 살아있는 레자 발리의 페르시아 민요로 이어졌으며, '낭만주의 소나타 정점'으로 불리는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 G단조'로 대미를 장식했다.

박재홍 연주자의 소개에 따르면 첫 곡 '아르페지오네'의 경우 피아노가 첼로의 서포트 역할을 하는 곡이기 때문에 연주할 때 '실내악적인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너무 앞서나가서도, 그렇다고 뒤처져서도 안되는 중도의 미학을 끊임없이 지켜야하는 곡"이라며 "그만큼 연주가 잘 끝나면 만족스러운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레자 발리의 페르시아 민요 중 '세트 제16번C'는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으로, 작곡가 레자 발리가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를 위해 헌정한 곡이다. 박재홍 연주자는 "이 곡의 경우 키안 덕분에 처음 알게 됐는데 우리나라의 '한'과 같은 정서가 서려있어 한국 관객들에게도 친숙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달서아트센터 DSAC 시그니처 시리즈의 올해 첫 무대로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의 듀오 리사이틀이 열렸다. 사진 달서아트센터 제공
지난 8일 달서아트센터 DSAC 시그니처 시리즈의 올해 첫 무대로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의 듀오 리사이틀이 열렸다. 사진 달서아트센터 제공

또 박재홍 피아니스트는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를 가장 마음이 가는 곡으로 어렵게 꼽았다. 그는 "보여주기 위한 모멘트가 없고 본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자서전 쓰듯 묵묵한 필체로 써낸 곡이라 좋아한다"고 이유를 전했다.

끝으로 그는 요즘 가장 크게 생각하고 있는 고민으로 "연주자로서의 표현의 자유도와 관객들이 느끼는 부분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 중에 있다"라며 "전반적으로는 최대한 오랫동안 무대에 서고 싶은 게 꿈인 만큼 건강관리에도 신경쓰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좋은 아티스트들과의 협업과 실내악을 통해 음악을 나누며, 짙든 옅든 계속해서 선을 그려나가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지난 8일 달서아트센터 DSAC 시그니처 시리즈의 올해 첫 무대로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의 듀오 리사이틀이 열렸다. 사진 달서아트센터 제공
지난 8일 달서아트센터 DSAC 시그니처 시리즈의 올해 첫 무대로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의 듀오 리사이틀이 열렸다. 사진 달서아트센터 제공
피아니스트 박재홍. (C)rohsh
피아니스트 박재홍. (C)rohsh

☞피아니스트 박재홍은

1999년 대구 출생으로, 대구예술영재원·복현초·성화중을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대진 교수를 사사했다. 일찍이 클리블랜드 국제 영 아티스트 콩쿠르 등 다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상위 입상했으며, 2021년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을 통해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았다. 애틀랜타 심포니 오케스트라, 비엔나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스라엘 필하모닉, 서울시향 등 국내외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으며, 최근 빈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음반을 발매하며 무대와 음반을 아우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공연을 비롯해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함께 아시아 및 유럽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