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결렬' 책임은 누구에?…이란 "美과도한 요구" 주장하다 삭제, 왜

입력 2026-04-13 21:22:10 수정 2026-04-13 22: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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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을 앞두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마련된 프레스 센터 앞에 회담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을 앞두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마련된 프레스 센터 앞에 회담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파키스탄에서 진행된 미국과 이란 간 첫 대면 협상이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결렬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쟁 직전까지 합의에 근접했던 양측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각) 협상에 참여한 마흐무드 나바비안 이란 국회의원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미국의 과도한 요구로 협상이 불발됐다"며 협상 결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의 이익을 이란과 공동으로 나눌 것과 60% 농축 우라늄을 이란에서 반출할 것,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를 20년 동안 박탈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글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도 미국이 준무기급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 재고를 넘기거나 판매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란이 이에 대해 역제안을 제시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을 둘러싼 이견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20년간 농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는 주장대로라면, 이는 전쟁 직전 협상에서 거론된 10년보다 두 배 늘어난 조건이다.

앞서 지난 2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오만의 중재로 열린 협상에서 이란은 60% 고농축 우라늄 440㎏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아래 자국 내에서 희석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향후 농축도를 높이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를 포함한 3~5년 동안 농축을 중단하겠다는 제안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이 10년 중단을 요구하면서 당시에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현재 이란은 60% 농도의 고농축 우라늄 약 440㎏을 보유하고 있다. 이 물질은 농도를 90%까지 끌어올릴 경우 핵무기 10기 제작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이 중 절반가량이 이스파한 핵시설에, 나머지는 나탄즈 시설 등에 분산 보관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29일 이스파한의 대형 탄약 저장시설 등을 겨냥해 벙커버스터를 투하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이후안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회담은 잘 진행됐고 대부분의 사안에서 합의했지만, 정말로 중요한 핵문제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다"며 "그들은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란 측 협상 대표인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X를 통해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 체결 직전까지 갔을 때 우리는 과도한 요구, 골대 옮기기, 봉쇄에 부딪혔다"며 "(미국은) 아무 교훈도 얻지 못했다. 선의는 선의를, 적대는 적대를 낳는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파키스탄과 이집트, 튀르키예 등 중재국들은 휴전 시한 전 추가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외교적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향후 며칠간 미국과 이란 양측과 잇따라 접촉하며 남은 쟁점을 조율하고 합의 도출을 시도할 계획이다.

중재국들은 오는 21일로 예정된 휴전 종료 이전에 2차 협상을 성사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튀르키예와 이집트 외무장관은 파키스탄 외무장관과 각각 통화한 데 이어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도 연쇄적으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에서도 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한 미국 관료는 "이란이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이 제시한 제안이 최선임을 인식한다면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