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2주 휴전' 균열 조짐에 흔들리는 국제 유가…정유株 줄줄이 강세

입력 2026-04-09 16: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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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에너지화학 지수, 1.44% 상승…산업지수 3위
S-Oil 6%대 강세…SK이노베이션·GS 등 동반 상승
WTI, 3%대 오른 97달러선…급락 하루 만에 반등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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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정유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간 '2주 휴전' 합의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면서 국제 유가가 다시 반등한 영향이다. 중동 지역 긴장 재고조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되자 에너지 업종 전반으로 투자심리가 쏠리는 흐름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에너지화학' 지수는 1.70%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1.61%)·코스닥(-1.27%) 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상위 3위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198만주, 1조8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수 구성 종목 중 S-Oil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6.69%, 2.99%씩 상승했고 ▲한국ANKOR유전(4.04%) ▲중앙에너비스(4.16%) ▲한국석유(2.42%) ▲흥구석유(2.12%) ▲GS(1.17%) 등 국내 정유주 전반이 강세를 나타냈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원유 관련 종목들이 오름세를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이날 7.42% 올라 전체 1088개 ETF 중 수익률 기준 1위를 기록했고 ▲KB자산운용 RISE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4.83%) ▲삼성자산운용 KODEX WTI원유선물(H)(3.80%) ▲키움투자자산운용 KIWOOM 미국원유에너지기업(2.84%) 등도 동반 상승했다.

이들 종목의 강세는 미국과 이란 간 체결된 휴전 합의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동전의 중재국인 파키스탄은 지난 6일(현지 시각) 미국과 이란의 적대 행위 종식을 위한 계획을 마련해 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나는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으며 이란도 휴전안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휴전 이후에도 중동의 불안한 모습은 여전하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있는 레바논은 휴전 합의 대상이 아니라며 광범위한 공습을 단행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으로 하루 동안 100여개 목표물을 타격했고 최소 25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재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휴전 합의 몇 시간 만에 무고한 어린이와 여성을 살해하는 것을 본성으로 하는 시온주의자 늑대 정권이 베이루트에서 다시 잔혹한 학살을 시작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이란 국영 프레스 TV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다시 봉쇄하고 유조선들을 회항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랍권 중재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최근 체결된 2주간의 휴전 기간에도 선박 통행을 엄격히 제한하고 통행료를 부과할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제 유가도 재차 치솟기 시작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현재 3.35% 상승해 배럴당 97.5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WTI는 전날 16% 넘게 급락했지만, 하루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중동전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데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재개하더라도 상당 기간 공급 차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고유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과 미국 간 정전 합의에 대한 조건의 이견 차가 커 종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며 이러한 지정학 불확실성이 시장 경계심을 붙잡고 있어 WTI는 여전히 배럴당 90달러대 수준을 유지 중"이라며 "국제 유가가 90달러대에서 하방 경직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은 고유가가 단순한 리스크 프리미엄 반영을 넘어서 실물경제의 경로 변경을 요구하는 임계점에 도달한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4월 STEO(단기에너지전망)에서 올해 브렌트유 전망을 전월(3월) 대비 배럴당 17달러 상향한 96달러로 제시했다. 이번 유가 전망은 중동 전쟁이 4월 이후 지속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량이 점차 재개되는 것을 가정했으나, 해협 통행 재개 후에도 상당 기간 공급 차질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EIA는 중동 내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 증가 등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예측 기간 내내 유가에 더 큰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했다"며 "중장기 유가 전망인 내년 평균 유가도 72달러로 상향조정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