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은 동물의 왕국"…대구 캐리어 사건 전문가 진단

입력 2026-04-09 14:25:39 수정 2026-04-09 15: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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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휴식→재폭행 반복…"정상적 관계 아니었다" 분석
전문가 "폭력 일상화된 구조"…딸도 무기력 상태였을 것

장모를 살해한 뒤 시신을 대구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사위 조재복. 대구경찰청 제공
장모를 살해한 뒤 시신을 대구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사위 조재복. 대구경찰청 제공

대구에서 발생한 '캐리어 시신 유기' 사건과 관련해 전문가가 일반적인 범죄와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8일 SBS '뉴스헌터스'에 출연한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해당 사건에 대해 "이 사건은 일반인의 시각과는 전혀 다르게 봐야 한다"고 밝혔다.

사위 조재복(26)은 지난 3월 17일 밤 대구 중구 자택에서 장모 A씨를 약 12시간에 걸쳐 폭행하다 숨지게 한 뒤, 다음 날 오전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인근 신천변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오 교수는 "가해자는 인간이 가져야 할 도덕과 예의 개념이 없었던 것 같다"며 "보통 가정에서는 장모가 있으면 사위가 서열상 아래지만 이 집에서는 힘이 센 사람이 우위에 있었다. 약육강식 구조의 '동물의 왕국'과 같은 관계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단순히 '시끄럽다', '청소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모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은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 가정에는 왜곡된 통제와 서열 구조가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약 12시간 동안 폭행이 이어졌고 그 사이 담배를 피우거나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이는 폭력이 이미 일상화된 형태를 이룬 것"이라며 "처음부터 살해 의도가 있었다기보다는 폭행 강도가 지나치게 심해 피해자가 결국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는 딸이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자 이를 막기 위해 함께 살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딸은 남편의 폭행을 제지하거나 신고하지 못했고, 결국 시신을 유기하는 과정에도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오 교수는 "지속적인 폭행은 정상적인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어머니는 중간에서 역할을 하면 폭력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상대는 매우 왜곡된 사고를 가진 인물이었다"며 "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태에서 폭행이 반복되면 신고나 탈출 같은 판단을 하기 어려워진다. 딸 역시 폭력 앞에서 무기력해진 상태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 북부경찰서는 9일 조씨를 존속살해·시체유기·상해·감금 혐의로 구속 송치했으며, 딸 최씨 역시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범행의 잔혹성과 중대성을 고려해 조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했지만, 최씨의 신상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