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입만 쳐다봐요"…역대급 널뛰기 증시에 시간외 거래 '인기'

입력 2026-04-09 10: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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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여파에 프리마켓·애프터마켓 거래 급증
시간외 거래 4배 증가…반면 정규 시장은 거래대금 축소
트럼프 한마디에 증시 휘청…"당분간 장외 시간 투자 늘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 투자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 전쟁 관련 주요 뉴스가 한국 시간 기준으로 새벽이나 장 시작 직전에 집중적으로 전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정규 거래시간보다는 정규 거래시간 외에 이뤄지는 '시간외 거래'를 통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프리마켓(장 시작 전 거래)과 애프터마켓(장 종료 후 거래)의 거래대금은 최근 한 달 동안 급증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중동 사태 후 지난달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조27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1조4630억 원)의 4.3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애프터마켓(오후 3시40분~8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1조756억원에서 4조9810억 원으로 약 4.6배 늘었다. 정규장이 끝난 이후에도 투자자들의 단타 매매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정규시장(오전 9시~오후 3시30분) 거래대금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넥스트레이드 정규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3조8982억 원으로, 2월(14조229억 원)보다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지난 2월 46조 원 수준이던 한국거래소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이달 들어 약 37조 원까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변화는 정보 전달 시차와 맞물려 있다. 미국과 이란 관련 주요 뉴스가 한국 시각 기준으로 새벽이나 장 시작 직전에 집중적으로 전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이를 반영해 빠르게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다음 거래일 정규장에서 대응해야 했다면, 이제는 시간외 거래를 통해 선제적으로 포지션을 조정하는 흐름이 확산하는 것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실시간 대응 수요를 더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인터뷰는 물론 소셜미디어 게시글 하나에도 글로벌 증시가 즉각 반응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특정 발언 직후 미국 증시 선물과 원유 가격이 급등락하고, 그 여파가 국내 시간외 거래로 빠르게 전이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 바 있다.

미국 대형 반도체주가 국내 증시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경향이 강화된 점도 시간외 거래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비중이 높은 코스피 특성상 미국 시장에서 형성된 반도체 업종의 흐름이 다음 거래일 국내 증시에 그대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주가 흐름을 비교한 결과, 총 24거래일 가운데 17거래일에서 등락 방향이 일치, 약 71%의 높은 동조성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중심이 '정보 속도'로 이동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행태도 점차 단기·기민 대응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주도주가 미국 시장 상황에 연동되고 있어 당분간 프리·애프터마켓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며 "증시뿐 아니라 외환시장에서도 역외 거래가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간외 거래는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가격 변동성이 클 수 있어 투자 리스크 역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보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도한 단기 매매는 오히려 손실을 키울 수 있다"라며 "시간외 거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한 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