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추경'으로 中관광객 40만원 지원?…"국민 호도"vs"변명만" 공방 가열

입력 2026-04-08 22: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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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짐 캐리 예산" 공세에 관련 예산 25억원 감액 처리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8일 국회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전쟁 추경' 심의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중동 전쟁 대응을 위해 마련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인당 40만원 상당의 혜택을 지원하는 사업 비용이 포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야권과 부인하는 정부 관계자들의 공방이 점차 가열되는 모양새다.

◆정부 "현금성 지원 아냐…반영 않은 사업"vs野 "논란에 뒤늦게 손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8일 국회 예산결선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이 같은 국민의힘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앞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예결위 질의에서 "이번 추경에 포함된 100억원 규모의 '중국발 한국지방 전세기 연계 관광상품' 사업은 중국인 관광객에게 1인당 40만원 상당의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최 장관은 8일 "추경 정부 안에는 중국 관광객 1인당 4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중국발 연계 지역관광상품 개발 사업은 국내 지역 관광 상품 개발을 위한 예산으로 여행사에 지원되는 것이지 일반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일정 금액을 현금성으로 지원하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국민의힘 수석전문위원이 문체부 실무자와 주고받은 문자를 보여 주면서 '추경안에 중국 관광객 40만원 지원 사업이 반영돼 있다고 했다'"며 "확인 결과 지적한 사업은 추경안 준비 과정에서 실무적으로 예산처에 요구해 협의했으나,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최 장관은 "정부 추경안 내용에 불필요한 초기 내용이 남아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조 의원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지원하는 예산은 정부 추경안 공식 문서에 분명히 존재한다. 정확한 지원 액수를 숨겨 놓았으니 파악하기가 어려웠을 뿐"이라며 "문체부가 의원실에 제출한 중화권 시장 유치 확대 예산 306억원 중 중국발 한국지방전세기 연계 관광상품 지원 예산은 100억원이다. 지방비 매칭 100억원은 빠져 있다. 그리고 20만명에게 5만원씩 주겠다고 적시돼 있다"고 추궁을 이어갔다.

이어 "전날 국회에서 논란이 되니 뒤늦게 기획예산처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예산 내용이) 달라졌을 텐데, 국회 제출 자료에서 미처 빼지 못했다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며 "한국발 중국 지방전세기 연계한 관광상품이라고 했는데 관광공사가 중국 항공사와 한국 여행사를 통해 지급하는 것이다. 이게 결국 중국 관광객들에게 1인당 40만원의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조은희 의원실 제공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조은희 의원실 제공

◆"정략적 의도 있다, 사과하라" 야당 항의 부른 장관 한 마디

이와 관련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한 데 이어, 조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박 장관은 "주무부처 장관이 설명했는데, 여전히 40만원씩 지원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정략적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체부의 제안을 우리가 예산 편성·심사 과정에서 반영하지 않은 사업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 사업설명자료에 내용이 다 담겨 있다. 직항기가 없는 20개 도시에 10개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5천만원씩 지원하는 내용이다. 남도 맛집, 프로야구 등과 연계하는 사업들"이라고 부연했다.

나아가 박 장관은 "오늘도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는데도 불구하고 그게 아니라고 얘기를 하면 국민들이 이것을 어떻게 보겠는가"라며 "'문체부가 기획예산처를 속였고, 속아 났다'고 표현한 건 모욕적인 발언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조 의원께서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현장에서는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터져나왔다.

앞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에는 중화권 시장 유치 확대를 위한 '외래관광객 유치 마케팅 활성화 지원 사업' 예산 306억원이 포함됐다. 이 중 '중국발 한국지방 전세기 연계 관광상품' 사업 예산이 100억원 규모로 편성된 것이다.

국민의 힘은 해당 사업을 '짐 캐리 예산'이라고 규정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예산 세목에 '주요 항공·항만에 중국인 환대 부스 설치(10억원)' '짐 캐리 서비스 지원(15억원)'이 명시된 점을 빗댄 표현이다.

이에 정부가 이번 추경의 취지에 맞지 않는 예산을 무리하게 편성했다는 논란과 중국인 관광객에게 과도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결국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전날 관련 예산을 25억원 감액한 281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