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물가 압박 속 학원비까지 조인다…정부, 민생비용 전방위 대응 착수

입력 2026-04-09 08:00:00 수정 2026-04-09 11: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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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부총리 주재 TF 회의서 석유 최고가격 3차 지정 논의
43개 품목 일일 점검…학원비 위반 2394건 적발·과징금 도입 추진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관련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4.8. 재경부 제공

중동전쟁발 에너지 가격 급등과 사교육비 부담이 동시에 커지자 정부가 물가 전반을 겨냥한 고강도 관리에 착수했다.

정부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에너지·식품·공공요금 등 생활 전반의 물가 상승 요인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확정했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2월 28일 중동전쟁 이후 5~6주 동안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특히 나프타 수급 여건이 굉장히 악화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재경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2% 상승했으며 이 가운데 석유류는 9.9% 급등했다. 강 차관보는 "석유류 가격이 전년 수준이었다면 소비자물가는 1% 후반대까지 낮아질 수 있었다"며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2.8%까지 상승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미 두 차례 석유류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데 이어 이날 회의에서 3차 지정 방안을 논의했다. 강 차관보는 "상당 기간 배럴당 110달러 이상의 높은 유가가 유지됐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석유류·가공식품·공공요금 등 43개 품목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일일 점검 체계를 가동 중이다.

강 차관보는 "특별관리 43개 품목별로 일일 동향을 점검하고 업계 부담 완화와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나프타 기반 원자재 가격 상승이 생활물가 전반으로 확산되는 점이 핵심 리스크로 지목됐다. 그는 "폴리에틸렌 등 기초유분 가격 상승으로 관련 제품 가격 인상과 수급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실제 페인트 원료는 최대 55%까지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포장재 수급 불안도 주요 변수다. 강 차관보는 "포장재는 가격 상승과 함께 재고 감소 우려가 크다"며 "대체 소재 활용 확대와 규제 완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의료 분야도 영향을 받고 있다. 레미콘 혼화제와 아스팔트 가격 상승으로 공사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며, 일부 의료기기에서는 사재기 의심 사례도 나타났다. 정부는 수급 점검과 금융 지원, 허가 절차 간소화 등을 병행한다.

먹거리 분야는 아직 안정세다. 다만 강 차관보는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선제적인 가격·수급 안정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산물 할인, 비축물량 방출, 수입선 다변화 등이 포함된다.

공공요금은 상반기 동결 기조를 유지한다. 중앙·지방 공공요금을 모두 동결해 물가 상승 파급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사교육비 관리도 강화된다. 예혜란 교육부 평생교육지원관은 "학원 교습비 상승률은 1.9%로 소비자물가 범위 내에서 관리되고 있다"면서도 "초과징수 등 편법 인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올해 1만5천925개 학원을 점검해 2천394건의 위반을 적발했다. 예 지원관은 "등록말소와 교습정지, 과태료 부과 등 3천212건의 행정처분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단속에서도 351건의 위법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그는 "교습비 관련 위반 174건 등 다양한 불법 행위가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예 지원관은 "불법행위로 얻은 부당이득을 환수하기 위해 과징금을 신설하고 과태료 상한을 1천만원으로 상향할 계획"이라며 "신고포상금도 10배 인상해 민간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단기간에 물가 관리 과제가 급증했지만 부처 간 협업으로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가격 통제 중심 정책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 왜곡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