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2부제 시행 첫날, 큰 혼선은 없었지만…'징계' 과하다는 목소리도

입력 2026-04-08 16: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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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역 풍선효과로 골목 무단 주정차로 이어져
공영주차장 차량 5부제 전면 시행…제재 근거는 미비

2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주차장 입구에 차량 5부제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오는 8일부터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에 대한 차량 5부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대구시는 이곳과 경상감영공원 주차장에 차량 5부제를 1일부터 도입해 시행 중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주차장 입구에 차량 5부제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오는 8일부터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에 대한 차량 5부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대구시는 이곳과 경상감영공원 주차장에 차량 5부제를 1일부터 도입해 시행 중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에너지 위기 상황 고조에 따라 공공 부문 차량 부제 시행이 8일부터 확대 시행됐다. 공공기관은 기존 5부제에서 2부제(홀짝제)로 한층 강화된 부제가 적용되면서 위반 시 징계 및 단속 수준도 올라갔다. 이날부터는 공영주차장에 대해서도 5부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일각에서는 과도한 규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량 2부제 시행 첫날 분위기

8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공공기관에서는 홀수날은 홀수차량, 짝수날은 짝수차량을 운행하는 2부제가 시작됐다. 이날부터 공공기관 직원이 부제를 3회 위반할 경우 직원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가 생겼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지침에 따라서 이날부터는 3회 이상 위반 적발 시 징계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4회 위반 시 징계'가 가능했지만, 한층 강화된 단속을 통해 에너지 수급 위기 상황에 보다 강력한 대책을 세운 셈이다.

지난달 25일부터 대구시청 동인청사 및 산격청사 주차장에서 단속된 부제차량 위반 건수는 모두 5건이다. 지난달 말 일주일 간의 계도기간을 거친 이후 이달 들어 단속된 건수로, 모두 산격청사 주차장에서 시청 직원이 부제를 위반한 사례로 확인됐다. 5건 모두 별개의 건으로 해당 차량 소유주에게는 위반 사실이 통지됐다.

이날부터 부제 확대 시행되면서 대구시 총무과 직원 15명이 동원돼 산격청사, 동인청사에에 출근 시간 대 부제 확대 시행 알리고 홍보에 나섰다.

시에 따르면 부제 확대 시행에 따른 인력 충원은 없으며 당분간 정착 때까지 직원들이이 돌아가면서 계도할 예정이다.

이날 대구교육청 일대 역시 평상시와 다르게 주차장이 텅 비어있는 모습이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원래는 늘 주차장이 꽉 차 있는데 2부제 영향이 큰 것 같다"며 "오늘 출근 시간대에 직원 9~10명이 대거 나와서 차 번호를 점검하고 부제 차량은 못 들어오게 했다"고 말했다.

공영주차장 대상으로는 이날부터 5부제가 본격 시행됐다. 대구시내 공영주차장 33곳 4천114면에 대해서도 부제가 적용되면서 요일별 부제 해당 차량은 주차장 이용이 불가능해졌다.

앞서 시는 이달 1일부터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공영주차장(505면)과 경상감영주차장(58)면 등 2곳을 우선적으로 차량 5부제 시범 운영을 실시한 바 있다.

대구 전역의 공영주차장을 대상으로 부제가 확대 시행됐지만 위반 시 일반 차량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 제재 근거는 미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속 위반 차량에 대해서는 따로 관리를 해서 향후 공영주차장 이용을 제한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요일제) 시행 첫날인 25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로 출근길 차량들이 들어가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요일제) 시행 첫날인 25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로 출근길 차량들이 들어가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3회 적발 시 징계'…과한 규제 불만

2부제 시행 첫날인 8일부터 3회 이상 차량 부제 위반자에 대해서는 '상습위반자'로 분류돼 징계 조치가 가능해지는 가운데 일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립 경북대학교에서도 차량 2부제 시행에 따른 일부 직원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특히 3회 이상 적발 시 징계를 하도록 한 규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북대 교수 A씨는 "차량2부제 시행 때문에 오늘도 걸어서 출근했다. 범어동 자택에서 학교까지 도보로 1시간 정도 걸린다. 중간에 버스를 타거나 동대구역까지 이동해 지하철을 이용하는 식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경북대는 지하철 접근성이 좋지 않아 환승이나 추가 이동이 필요한 점도 불편 요소다.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는 등 대책 마련이 우선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3~4회 위반 시 사실상 출입이 제한되는 등 징계 수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했다.

민원인에 대한 과태료 부과나 단속 등 제재 권한이 미비한 점도 한계로 꼽힌다. 공공기관에서는 인력 보강 등을 통해 차량 부제를 안내하고 있지만 급한 민원이 있다면 부제 해당 차량이더라도 들여보내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한 구청 관계자 B씨는 "얼마 전 비가 내릴 때 직원이 주차장 차단목 앞에 우산을 들고 쪼그려 앉아 있다가 부제 해당 차량 운전자에게 안내를 하는 모습을 봤다"며 "한참을 실랑이 하더니 결국 들여보내주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 정책 실효성 떨어져

일부 지역에서는 정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너지 위기 대응이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차량 운행 자체를 줄이기보다는 주차 위치만 바꾸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공공 부문 주차장 제한에 따른 불법 주정차 해결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이날 경북 구미시청사 내 주차장은 평소보다 눈에 띄게 주차 공간이 많았지만, 인근 다른 주차장이나 노상으로 차량이 분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구미시청에서 약 450m 떨어진 243면 규모의 한 임시주차장은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이미 만차였다. 평소에는 오전 9시가 넘어도 여유 공간이 남아 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시청 인근 골목길과 이면도로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전부터 주차 차량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일부 구간에서는 혼잡이 빚어졌고, 주민 불편 역시 가중됐다.

이 같은 현상은 구미시의 교통 인프라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미시는 도시철도가 없는 데다, 시내버스 역시 배차 간격과 노선 접근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구조다.

실제 시민과 공무원들은 공공기관 인근 임시주차장이나 골목 이면도로 등에 주차하고 도보로 이동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차량 이동 자체는 유지된 채 주차 위치만 달라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구미시청 한 직원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기에는 불편한 부분이 많다"며 "결국 차를 이용해 근처까지 온 뒤 다른 곳에 주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