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중동 리스크에 변동성 장세 지속…VKOSPI 60선 등락
신용잔고 1조 줄고 미수금 반토막…CMA·MMF 등 대기성 자금은 증가
"펀더멘털 훼손 아닌 이벤트성 조정 국면…수급 기반 하단 지지력 유효"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을 뒤흔들면서 국내 증시가 방향성을 잃은 채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는 제한적 반등에 그친 반면 코스닥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사이 개인투자자들의 '빚투' 열기는 빠르게 식어가는 모습이다. 반대로 대기성 자금과 파킹형 ETF로의 자금 유입은 뚜렷해지며 시장이 '위험 회피 모드'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리스크 완화 기대도 고개를 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2주간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시는 급반등 흐름을 보였고 시장에서는 이를 계기로 투자심리 회복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하락이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이벤트·수급 요인에 따른 조정이라는 점에서 개인 대기 자금을 포함한 유동성 기반의 하단 지지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최근 1주일(3월 30일~4월 7일)간 1.03% 상승했다. 지난달 30일 5438.87로 출발한 지수는 4거래일은 상승, 3거래일은 하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보이며 전날 기준 5494.78까지 반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의 경우 2거래일은 상승, 5거래일은 하락하며 총 9.18% 급락했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8일 59.49로 마감했다. VKOSPI 지수는 시장의 불안 심리가 커질 때 뛰는 지표로 지난달 일 평균 62.51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47.13)보다 32.63%, 1월(34.50) 대비로는 81.19%나 뛴 수준이다. 통상 40~50선일 경우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해석되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중동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와 원·달러 환율 급등 등이 맞물리며 불확실성에 휩싸이자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를 활용한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도 식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8459억원으로 집계됐다. 중동전 발발 초기인 지난달 5일 33조6945억원을 기록하며 최대치를 경신한 신용잔액은 현재까지 약 1조원가량이 줄어들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으로 개인의 빚투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통상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클 때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늘어난다.
'초단기 빚투'로 분류되는 위탁매매 미수금도 지난 6일 1조197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달 5일(2조1488억원) 대비 약 한 달 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투자자가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매수한 뒤 결제일까지 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발생한 미지급 금액이다.
반면 대기 자금은 늘어나는 추세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6일 111조1219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달 16일(112조716억원) 대비 0.85% 감소했지만, 한 달 전인 3월 6일(103조773억원)보다는 7.80%나 늘어났다. CMA는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투자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또 다른 증시 대기 자금으로 꼽히는 환매조건부채권(RP)과 머니마켓펀드(MMF)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국내 증권사의 대고객 RP 매도 잔고는 6일 기준 112조8254억원으로 지난달 6일(110조2592억원)보다 2.33% 증가했고 같은 기간 MMF 잔액은 240조8214억원에서 254조3559억원으로 5.62% 늘었다.
특히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MMF 운용 방식을 기반으로 설계된 종목으로의 '머니 무브'가 관측됐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머니마켓액티브'엔 최근 1개월 동안 5621억원이 유입돼 전체 1088개 종목 중 5위에 올랐고 ▲KB자산운용 'RISE 머니마켓액티브(2181억원)' ▲신한자산운용 'SOL CD금리&머니마켓액티브(274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머니마켓액티브(101억원)' 등에도 자금이 대거 들어왔다.
백관열 LS증권 연구원은 "지정학 리스크가 지속됨에 따라 MMF에 자금 유입 지속되고 있는데, 특히 ETF형 MMF, 그중에서도 달러(USD) 기반 MMF 자금 유입이 급증한 점은 이란발 불확실성에 대응한 단기적 위험 회피 성격의 대기 자금 수요 확대로 판단한다"며 "원화(KRW) 기반 MMF에 대한 자금 유입도 전주 대비 확대되면서 일부 자금이 대기성 자금으로 이동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경계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미국과 이란의 휴전·종전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국의 협상 타결로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릴 경우 대기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장(5494.78)보다 315.72포인트(5.75%) 급등한 5810.50에 거래되고 있으며 코스닥 지수도 42.67포인트(4.12%) 뛴 1079.40을 가리키고 있다. 앞서 7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주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힌 영향이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현재 시장 하락은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이벤트·수급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되며 실제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2006년 이후 20년간 하위 1% 수준의 역사적 하단 구간에 근접해 있다"며 "개인투자자의 대기 자금을 포함 시장 하단을 지지하는 수급 기반 역시 유효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