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장세가 효자였네"…5대 증권사, 실적 '껑충'

입력 2026-04-08 10: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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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 66조·전년 대비 250% 급증…브로커리지 수익 견인
5대 증권사 순이익 3조 돌파 전망…전년 대비 두 배 증가
"거래 줄면 실적도 둔화"…금리·환율·수급 변수 부각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올해 1분기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널뛰기 장세'를 보였지만 증권사 실적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지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증했다. 그 결과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가 현실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5대 증권사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약 3조1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0% 이상 증가한 수준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약 20% 이상 웃도는 규모다.

개별 증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두드러진다.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약 1조3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이 1조원 이상 반영되며 실적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위탁매매 수수료와 이자수익도 증가하며 브로커리지 중심 실적 개선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은 브로커리지와 이자, 트레이딩이 고르게 개선되며 안정적인 실적이 예상된다. 위탁매매 수수료는 국내 거래대금 증가 영향으로 큰 폭 늘었고 신용공여 확대에 따라 이자수익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채권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손익은 부진했지만 운용수익이 이를 일부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키움증권은 거래대금 증가 효과가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된 모습이다. 위탁매매 수수료가 전분기 대비 20% 이상 증가하고 이자수익도 확대되며 브로커리지 중심 실적 레버리지가 극대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트레이딩 손익 감소 요인은 있었지만 전체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NH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이 동시에 개선된 점이 특징이다. 위탁매매 수수료가 전분기 대비 50% 이상 증가하고 이자수익도 확대된 가운데 채권 평가손익 관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이뤄지며 트레이딩 수익까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금융지주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위탁매매 수수료와 이자수익이 각각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채권금리 상승 영향으로 트레이딩 손익은 감소했지만 전반적인 실적은 견조한 수준이 예상된다.

이번 실적을 관통하는 핵심 변수는 거래대금이다. 1분기 국내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66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했다. 거래대금은 곧바로 위탁매매 수수료로 연결되는 구조인 만큼 변동성 확대는 증권사 수익 증가로 직결됐다.

특히 거래대금 증가는 위탁매매 수수료뿐 아니라 이자수익 확대까지 동반하는 구조다. 고객예탁금은 약 110조원으로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했고 신용공여 잔고 역시 30조원대 중반까지 늘어나며 이자수익 기반도 함께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대금 증가가 단순 수수료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수익 구조를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로 이어진 셈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역할이 컸다. 외국인이 순매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가 이를 받아내며 거래대금을 떠받쳤고 이는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 상승과 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손익이 크게 개선됐다"며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트레이딩 전 부문에서 수익 증가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2분기 이후에는 변수도 적지 않다. 최근 거래대금이 일부 둔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절대적인 수준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금리와 환율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며 거래대금이 추가로 둔화될 경우 브로커리지 중심 실적 구조 역시 빠르게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 이후 거래대금이 일부 둔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금리와 환율 상승 국면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거래대금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위탁매매 수수료가 여전히 증권사 실적의 핵심인 만큼 거래대금 증가에 비례해 실적이 개선되는 구조"라며 "다만 높은 기저가 형성된 만큼 향후 거래대금 증가폭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