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재건·원전 수혜 기대감 높이는 건설株…휴전 중재안 수용 여부에 '촉각'

입력 2026-04-07 10: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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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건설 지수, 1주일간 7.45% 상승…양대 지수 상회
삼성E&A·DL이앤씨 등 급등세…개인·기관 '쌍끌이 매수'
중동 재건비 최대 500억달러 추정…정유·화학 수혜 기대

매일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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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뒤흔들린 가운데, 국내 건설주가 '중동 재건'과 '에너지 전환' 수혜 기대를 동시에 반영하며 들썩이고 있다. 휴전 중재안이 양국에 전달되면서 재건 발주 확대 기대가 커지는 한편, 종전 이후 원전·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믹스' 재편 수요까지 맞물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협상 불발 시 전쟁 장기화에 따른 비용 부담 확대 가능성도 여전히 높은 만큼 시장의 시선은 중재안 수용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 지수는 최근 1주일(3월 27일~4월 6일) 동안 1392.68에서 1496.41로 7.45%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0.19%)·코스닥(-7.85%) 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1위다.

같은 기간 지수 구성 종목별 희비는 엇갈렸다. 삼성E&A는 38.75% 급등해 21개 종목 중 오름폭이 가장 컸고 ▲성광벤드(17.66%) ▲DL이앤씨(16.27%) 등도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삼표시멘트(-12.94%) ▲HDC(-10.95%) ▲한양이엔지(-10.02%) 등은 반대로 10% 넘게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개인은 이 기간 대우건설(878억원), 현대건설(441억원) 등을 대거 사들였고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E&A(1352억원), DL이앤씨(735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외국인은 DL이앤씨 주식 9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삼성E&A도 882억원을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건설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종목들도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자산운용 'KODEX 건설'과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200건설'은 이 기간 7.25%, 6.79%씩 올랐다. 개인은 두 종목을 각각 58억원, 23억원어치 담았고 기관은 52억원, 33억원씩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TIGER 200건설 2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KODEX 건설은 6억원을 순매도했다.

국내 건설주들은 미국-이란 간 전쟁으로 고조된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자 '재건 테마' 기대감에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실제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동전의 중재국인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의 적대 행위 종식을 위한 계획을 마련해 전달했다. 양국은 1단계 45일 휴전에 이어 2단계 전쟁 종식에 이르는 협상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피해 규모가 정확하지 않지만, 실질적인 전체 재건 비용은 3~5년에 걸쳐 300~500억달러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9개국 40개 이상의 에너지 자산이 심각하게 파손됐다고 평가했고 지난달 25일 라이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 재건 비용만 25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했다.

한국 건설사의 경우 100억달러 내외로 예상되는 정유·화학 부문에 재건 수요가 집중될 전망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동 재건 비용의 절대 규모는 LNG가 크지만, 한국 건설사의 실질적 기회는 정유·화학에 집중될 것"이라면서 "레퍼런스가 풍부하고 최근 프로젝트에서 우수한 수익성을 기록한 삼성E&A와 종전과 함께 경제 제재 해제 시 과거 이란 프로젝트 경험을 보유한 DL이앤씨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 재건과 원전을 포함한 친환경에너지, 비중동 에너지 재편 등 건설주들의 중장기적 수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에너지 시장 전반의 대혼란이 현실화하고 있는데, 중동 사태가 일정 부분 일단락될 경우 아시아 국가들은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달처 다변화와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에너지 믹스' 재편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원전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부문에서도 자체적인 밸류체인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고 있어 이들의 에너지 믹스 전환은 국내 원전·재생에너지 기업에게 신규 진출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로 에너지 자립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실히 느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종전 이후 에너지 믹스 전환을 위해 신규 원전 도입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며 "이는 국내 원전 밸류체인에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쟁의 당사자인 이란과 또 다른 중동전 참전국인 이스라엘은 휴전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어 중재안이 최종 합의에 도달할지는 미지수다. 또한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일 오후 8시(미 동부 시간 기준)를 최종시한으로 제시하며 "이때까지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내일 자정까지 이란의 모든 다리가 완전히 파괴될 것이고, 이란의 모든 발전소가 가동을 멈추고, 불타고, 폭발해 다시는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양국의 협상 불발로 중동전이 장기화할 경우 자재 가격, 수급 불안, 금리 상승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까지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한 비용은 없으며 현재까지도 회사별로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자재 수급·가격 상승에 따른 단기 추정치 하향 우려는 커져가고 있다"며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수급 이슈로 인한 공기 지연,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비용이 반영될 여지는 존재한다. 전반적인 공사비의 상승은 원가뿐 아니라 부동산 개발 사업성을 악화시킬 수 있어 건설 업황 회복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