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강남초 지하주차장 조성 학교복합화 사업 "법규 충돌·안전 우려·공사비 부담"…사업 전면 재검토론 확산

입력 2026-04-06 13:56:28 수정 2026-04-06 14: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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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구 20m 제한·보행안전 우선 원칙 등 법적 제약 다수…정문 동선과 충돌 불가피
110면 기준 충족 시 운동장 대폭 축소 우려… "교육시설 기능 약화" 지적
암반 지형 공사비 증가 변수까지… "학교 대신 공원 지하가 현실적 대안"

대구시 달서구 와룡공원 지하공영주차장의 모습. 해당 주차장은 아파트 밀집 지역 내 주차공간 해소를 위해 기존 공원 지하에 주차장을 건설하고 상부는 공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시 달서구 와룡공원 지하공영주차장의 모습. 해당 주차장은 아파트 밀집 지역 내 주차공간 해소를 위해 기존 공원 지하에 주차장을 건설하고 상부는 공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매일신문DB

경북 안동강남초등학교 운동장 지하 공영주차장 조성 사업(매일신문 2025년 10월 2일 보도 등)이 법적 기준 충족 문제와 학생 안전 우려, 공사비 증가 가능성까지 겹치며 전면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환경과 아이들 안전이 직결된 사안인 만큼 단순한 주차난 해소 논리를 넘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안동시와 경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안동강남초 복합시설 계획에는 운동장 지하에 약 110면 규모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주차장법 시행규칙은 초등학교 출입구로부터 20m 이내 도로에는 노외주차장 출입구 설치를 제한하고 있어 학교 정문 인근에 진출입로를 둘 경우 법규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50면 이상 주차장은 출입구 분리 또는 일정 폭 이상의 출입구 확보, 2차로 기준 경사로 설치 등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지하주차장 조성을 위해 상당한 규모의 진출입로와 경사로 확보가 불가피하다.

안동강남초는 구조상 2면이 이미 기존 시설물이 설치돼 있고, 한 면은 운동장과 기존 도로 간 단차가 크기 때문에 현재 아이들이 이용하고 있는 학교 정문 방면을 제외하면 지하주차장 진출입로를 만들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정문에 차량 출입이 집중되면서 학생 등하굣길과 차량 동선이 겹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린이 보호구역인 학교는 보행자 안전 확보가 최우선 원칙으로 적용되는 공간이다. 차량 출입이 증가할 경우 교통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고 교통안전시설 설치와 함께 교통안전심의 절차를 거쳐야 할 가능성도 크다. 학생과 학부모 반대가 큰 상황에서는 심의 통과 여부 역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공영주차장 조성에 따른 외부인 출입 문제도 우려된다. 일반 차량이 학교 부지로 상시 유입되는 구조가 형성되면 외부인 통제가 어려워지고 학생 안전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학생 대상 범죄와 납치 시도 사건이 이어지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지하주차장 특성상 진출입로에는 경광등과 함께 50데시벨(dB) 이상의 경보음 발생 장치 설치가 요구되는데, 학교 시설과 가까운 위치에서 이러한 경보음이 상시 발생하면 수업 집중도 저하 등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운동장 축소 문제도 핵심 쟁점이다. 진출입로와 경사로, 지상 복합시설이 함께 들어설 때 운동장 면적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는 운동장이 절반 이상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도 거론돼 체육수업과 놀이 공간으로서 기능이 사실상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공사비 증가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지역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110면 규모 지하주차장은 단순히 지하 공간만 확보한다고 되는 사업이 아니라 진출입로와 경사로 확보가 핵심"이라며 "학교 부지에서는 이 과정에서 운동장 기능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크고 정하동 일대는 암반이 많은 지형이라 공사비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근 영양군 영양초등학교에서는 학교 복합시설 사업 과정에서 지하주차장 공사를 진행하던 중 암반이 다수 발견되면서 공사비가 몇십억원 가량 크게 증가한 사례가 있었다.

이 같은 법적·물리적 한계를 고려할 때 대안 필요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안동강남초 학교부지 대신 인근 다수 공원의 지하를 활용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보고 있다. 공원 하부에 주차장을 조성하고 지상은 기존 공원이나 커뮤니티 공간으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대구시 달서구의 와룡공원 지하 공영주차장은 공원 부지를 활용해 주차난을 해소한 사례로 꼽힌다. 학교 공간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주차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단순한 시설 설치 문제가 아니라 교육환경 보전과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 교육 관계자는 "학교는 무엇보다 안전과 교육 기능이 우선돼야 하는 공간"이라며 "법규 충족 가능성과 학생 보호 대책을 먼저 검증하고 공원 부지 활용 등 대안을 포함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와 경북교육청 측은 "아직 본격적으로 추진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문제를 논할 부분은 아니고 기본설계라도 진행 돼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설계를 진행한 뒤 다시 학교 관계자들과 사업 진행 방향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