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이 놓친 원유 中통해 北으로?…李대통령 화돋운 '빨간 선' 출처는

입력 2026-04-03 20:53:59 수정 2026-04-03 2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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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올라온 사진 한 장…원유 선박 위치·경로 파악 불가
지도에 그어진 '빨간 선'…사후 임의로 그어진 것 불과

보수 유튜버 전한길씨는 지난달 25일 해당 사진의
보수 유튜버 전한길씨는 지난달 25일 해당 사진의 '빨간 선' 등을 근거로 중국에 들어간 원유가 북한으로 향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유튜브 '전한길TV' 캡처

정부가 우선구매권을 행사하지 않은 탓에 울산 비축기지에서 해외로 판매된 원유 90만 배럴이 북한으로 넘어갔다는 주장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 한편, 의혹을 유포한 유튜버 등을 고발하며 '강경대응'에 나섰다.

◆장관이 직접 '보수유튜버' 고발…의혹 진원지는 SNS?

산업통상부는 지난 31일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최근 '북한 원유 유입설'을 주장한 유튜브 운영자들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허위사실 유포 업무방해죄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 30일에도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이 같은 주장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달 20일 울산 비축기지에 보관된 국제 공동비축 원유 90만 배럴이 해외로 판매됐다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당시 유튜브채널 ▷전한길뉴스 ▷전라도우회전 ▷TV자유일보 운영자 등은 해당 원유가 울산에서 중국 등 제3국을 거쳐 북한으로 유입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산업부는 해외기업이 쿠웨이트 선박을 통해 원유를 판매한 사실만 확인했을 뿐, 원유가 어디로 판매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해당 원유가 중국으로 향했고, 결국 북한으로 들어갔다는 의혹이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것이다.

이들이 의혹의 근거로 제시한 사진은 전세계 선박의 실시간 위치를 표시하는 웹사이트 '마린트래픽' 화면을 캡처한 것이다. 사진에는 울산항과 한반도를 둘러 중국으로 향하는 '빨간 선'이 표시됐다.

문제는 해당 사진에서 원유를 담은 선박을 특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해상의 점들 또한 선박의 당시 위치를 표시할 뿐, 사진 한 장 만으로는 각 선박의 경로를 파악하는 용도로 활용하기도 어렵다. 아울러 지도 위의 빨간 선 역시 자료 해석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임의로 그어진 선으로 추정된다.

구글 이미지 검색 등을 종합하면 빨간 선이 그어진 사진은 지난 23일 SNS '엑스(X·옛 트위터)'의 한 사용자가 게시한 것이다. 해당 사용자는 사진과 함께 "90만 배럴 이동 위치가 그림과 같다면(if) 수명 단축"이라고 적었다.

이후 보수 진영을 떠돈 사진은 각종 유튜브 채널에서 '북한 유입설'의 명확한 근거로 둔갑했다. 원유가 중국으로 향한 뒤, 송유관을 통해 북한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엄정 대처 지시' 李대통령 "베트남이 사갔는데…악의적인 헛소문"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원유를) 베트남이 사갔다"고 반박했다.

마린 트래픽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지난달 8일 울산 비축기지에서 나와 29일 쿠웨이트에 도착했다. 두 시점 사이 구체적인 운항 기록은 해당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이 대통령의 주장은 베트남 국영 석유화학기업이 "우리는 3월 중순 쿠웨이트로부터 원유 선적분을 수령했다"며 자체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도자료를 통해 뒷받침된다.

이날 김 장관은 이 대통령에게 "정부의 신뢰를 훼손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로 형사고발 등 모든 조치를 활용해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현재 있는 객관적 상황을 전달하는 건 모르겠지만, 혼란을 야기하는 허위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행위, 불필요하게 위기를 조장하는 행위는 전혀 우리 사회 공동체에 도움이 안 된다"면서 "그런 행위에 대해서는 공동체 위기 극복 노력을 훼손한 것이라서 정말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석유공사가) 원유 우선권 행사를 잘못한 것을 북한으로 갔다고 아주 악의적인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며 "신속하게 수사해서 대체 누가 그런 짓을 하는지 밝히고, 다시는 이런 짓을 못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