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함량 기준 대신 완제품 가격 일괄 과세…6일 전격 시행
세탁기·냉장고 부담 확대…정부 긴급 점검 나서
미국이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높은 제품에 완제품 가격 기준 25% 관세를 일괄 부과하기로 하면서 한국 가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3일 산업통상부와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관세 조정 포고령에 서명했다. 새 조치는 6일 0시 1분(미 동부시간)부터 시행된다.
핵심은 과세 방식 변화다. 기존에는 제품에 포함된 금속 함량 비중에 따라 해당 부분에만 50% 관세를 적용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전체 중량의 15%를 넘는 경우 완제품 가격 전체에 25% 관세를 부과한다.
반대로 금속 함량이 15% 이하인 제품은 해당 품목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철강·알루미늄·구리 자체에 대한 50% 관세는 유지된다.
이번 조치로 세탁기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그동안은 금속 함량 부분에만 고율 관세가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제품 전체 가격에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관세 회피 차단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일부 해외 기업이 철강 가격을 낮게 신고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줄이는 문제를 막기 위해 과세 기준을 신고 가격이 아닌 미국 내 최종 구매 가격으로 바꿨다.
추가 조치도 포함됐다. 해외에서 생산됐더라도 미국산 금속을 사용한 제품에는 10% 관세가 적용된다. 일부 산업용·전력 장비에는 내년까지 15% 관세가 부과된다.
의약품에도 고율 관세가 예고됐다.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다만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에는 15%, 영국에는 10%의 별도 관세율이 적용된다. 시행은 기업 규모에 따라 최대 180일 유예된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의 연장선이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인상해왔으며, 구리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 바 있다.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산업부는 3일 철강, 기계, 전기·전자, 자동차 등 주요 업종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영향 점검에 착수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코트라, 한국무역협회 등 관계기관도 참여했다. 추가 대응도 예고됐다. 산업부는 오는 8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 간담회를 열어 제도 변화를 공유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앞으로도 우리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