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성과급·상여금 급등… 근로자 임금격차 벌어진다

입력 2026-05-27 18: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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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구 상용근로자 1인당 월급여액 약 332만원
서울과 월급여 격차 약 95만원·연봉은 1천만원 이상
반도체 대기업 '억 단위' 성과급에 "소득 격차 확대"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환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환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27일 노조원 찬반 투표를 거쳐 사업 성과의 10%대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는 보상안에 최종 합의하면서 업종별, 지역별 근로자 간 임금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대구와 서울 상용근로자 간 연봉 격차가 1천만원 이상으로 벌어진 상황에서 삼성전자발 성과급 보상이 대기업 중심으로 확산할 경우 근로자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할 전망이다.

◆지역별 임금격차 확대

27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사업체의 상용근로자 1인당 월급여액은 약 332만원, 연간 3천986만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인 361만원(연 4천342만원)을 밑도는 데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네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근로자 급여 수준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월 427만원)로, 대구와 격차는 월 95만원가량, 연봉으로 계산하면 1천만원 넘게 벌어졌다.

대기업·중견기업 등을 포함하는 300인 이상 사업체가 상용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 수준은 전 사업장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근로자 1인당 월급여액은 대구 413만원, 전국 475만원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는 전 사업장 평균 월급보다 100만원 이상 많은 수치다.

업종에 따른 온도 차도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에 종사하는 상용근로자 1인당 월임금총액은 약 746만원으로 같은 업종의 임시일용근로자 급여 수준(약 269만원)을 크게 앞섰다. 같은 업종에서 300인 이상 사업장 소속인 상용근로자가 받은 1인당 월임금총액은 942만원에 달했다.

◆성과급·상여금 격차↑

작년 임금총액 인상 폭이 높아진 건 근로자에게 성과급, 상여금 등으로 지급한 특별급여 규모가 급증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대호황에 따라 관련 업종 대기업이 지급하는 특별급여가 '억 단위'로 불어나면서 다른 산업 종사자와 소득 격차가 급격히 커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반도체산업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시를 보면 작년 삼성전자 직원 평균 연간 임금총액은 약 1억5천800만원, SK하이닉스 직원 평균 연봉은 1억8천500만원이었다. 27일 가결된 삼성전자 노사 '2026년 임금협상 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직원들은 최대 6억원 상당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삼성전자나 앞서 지난해 비슷한 제도를 도입한 SK하이닉스처럼 '영업이익 N%'를 성과급으로 보상하는 대기업이 잇따를 경우 임금 격차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노조 단체활동조차 없는 중·소규모 기업 근로자들은 N% 성과급 자체를 요구하기 어렵다. 고용노동부의 '2024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따르면 근로자 300명 이상 기업의 노조 조직률은 35.1%지만 100∼299명은 5.4%, 30∼99명은 1.3%이었다. 30명 미만 기업에서는 0.1%에 불과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성과급 배분 문제에서 원청 노조가 협력업체 노조와 연대하는 등 노동 시장의 약자를 품는 포용성이 노동운동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