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은행 지수, 1주일간 0.55% 상승…산업지수 중 1위
종목별 희비는 엇갈려…하나·신한 오르고 우리·KB는 약세
금리 상승·순이자마진 개선 기대…대손율 상승 우려 공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은행주가 나 홀로 상승 흐름을 보이며 '방어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장 전반이 약세를 면치 못한 상황에서도 견조한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수익률을 방어하자 투자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모습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최근 1주일(3월 25일~4월 2일) 동안 0.55%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5.76%)·코스닥(-5.81%) 지수를 웃도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수 구성 종목별 희비는 엇갈렸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금융지주(3.66%), 신한지주(1.89%)는 상승한 반면 우리금융지주(-0.31%), KB금융(-0.27%)은 하락했다. 이 밖에 ▲제주은행(-7.54%) ▲기업은행(-6.48%) ▲BNK금융지주(-2.06%) ▲iM금융지주(-0.54%) ▲카카오뱅크(-0.42%) ▲JB금융지주(-0.35%) 등은 모두 약세를 보였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의 강한 순매수세가 이어졌다. KB금융은 기관이 271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순매수 상위 4위에 이름을 올렸고 신한지주(1495억원), 하나금융지주(1126억원), 우리금융지주(617억원) 등도 대거 담겼다. 반면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KB금융(-2662억원), 신한지주(-1153억원), 하나금융지주(-783억원) 등이 올랐고 개인도 하나금융지주(-326억원), 신한지주(-314억원), 한국금융지주(-143억원) 등에 대한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같은 기간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은행 관련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은행'은 1.37% 상승했고 ▲신한자산운용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0.41%) ▲KODEX 은행(0.38%) ▲TIGER 200 금융(0.32%) 등도 오름세를 시현했다. 전체 1084개 ETF의 평균 수익률이 –1.42%를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최근 중동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높아졌지만, 은행주들은 높은 이익 안정성을 기반으로 방어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주요 은행들의 1분기 예상 컨센서스(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중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 규제 속 생산적 금융 확대 등 기업 대출 중심으로 원화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순이자마진도 시장금리 상승을 반영하며 개선돼 계절적 영업일 수 부족에도 견조한 순이자이익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동전에 따른 글로벌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지면서 시중금리가 상승한 점과 금융당국이 과징금 관련 운영리스크 부담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은행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9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펀드 사태를 계속 운영리스크로 반영해온 은행들에 반영 기간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DLF 판매금액이 많았던 우리·하나은행과 라임펀드 금액이 많은 우리·신한·하나은행의 운영리스크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입에 따라 투자심리가 급변하고 있지만, 은행주의 경우 글로벌 금리 인상 기대 강화로 시중금리가 계속 상승하면서 상대적 관점에서의 방어주로서의
매력이 계속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감경과 관련한 금융위원회 결론이 아직 나고 있지 않지만, 감경 기대감이 계속 커지고 있고 금융당국이 과징금 관련 운영리스크 부담을 완화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 점도 은행주에 우호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밸류업 고도화'라는 은행업 고유의 주주환원 모멘텀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재부각되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iM금융지주는 감액배당 관련 사전조치를 완료한 상황이다. 이에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은행들의 올해 예상 주주환원 수익률은 5.2~7.6%에 달한다. 또 수익성 제고와 주주환원 '뉴 프레임워크' 제시 등 은행 업종 내에서 밸류업 업그레이드 흐름도 활발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은행업에 미치는 여파가 크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6개 은행의 이란·이스라엘 지역 익스포저는 10억원 수준이지만, 공급망 교란으로 인해 석유화학 업종에서 시작된 생산 차질이 다양한 부문에서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올해 2분기와 4분기에 있을 미래 경기 전망 추가 충당금 확대, 내년 발생 손실에 기반한 연체 확대로 인한 추가 충당금 확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4월 중순 전쟁이 종료된다는 기본 시나리오 기준 올해 대손율 상승폭은 2bp(1bp=0.01%포인트)로 미미할 것"이라면서도 "사태 장기화 시 올해 4분기 이후 대손율에 대한 상방 압력은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