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헬스케어지수 한 달간 14% 올랐다가 이달 조정
전쟁 불확실성에 주요 개별 종목 악재 겹쳐 투심 위축
임상 성과·상업화 가능성 등 옥석 가리기 심화 전망
지난달 강세 흐름을 보였던 제약·바이오 섹터가 최근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조정받고 있다. 특히 섹터를 이끌던 주요 종목들에서 연달아 악재가 발생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는 모습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등극했던 삼천당제약의 급락을 시작으로 한올바이오파마의 임상 3상 실패까지 이어지며 업종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KRX 헬스케어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98% 하락한 4769.37에 마감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달 4일 4671.51에서 출발해 27일 5326.13까지 상승하며 약 14% 오르는 등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달 말부터 차익실현 매물과 함께 하락 전환한 이후 이달 초까지 낙폭을 확대하며 단기간에 상승분을 상당 부분(-10.45%) 반납하는 모습이다.
KRX 헬스케어 지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코스피 대형주를 비롯해 알테오젠, 삼천당제약,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한올바이오파마 등 코스닥 주요 바이오 기업들이 포함된 대표 업종 지수다.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지는 만큼 최근 하락세는 단순한 개별 종목 이슈를 넘어 섹터 전반의 분위기 변화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까지만 해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제약·바이오 종목을 대거 순매수하며 업종 상승을 견인했다.
셀트리온(2169억원어치)을 중심으로 알지노믹스(948억원어치), 한미약품(787억원어치), 삼천당제약(761억원어치), 로킷헬스케어(637억원어치),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609억원어치), 유한양행(537억원어치)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제약 산업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영향이 제한적인 섹터로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감은 개별 기업들의 부정적인 이벤트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급격히 식는 분위기다.
지난 2일 삼천당제약은 18.15% 급락한 60만90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30일만 해도 115만원에 달하며 코스닥 시총 1위에 등극했던 삼천당제약의 주가는 단숨에 50% 가까이 빠진 상태다.
신약 개발 기대감에 주가가 치솟았다가 사업 실체에 대한 의구심이 번지자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한국거래소의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 예고, 내부자 고점 매도 논란 등은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한올바이오파마도 악재가 터졌다. 회사가 기술 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같은 날 애프터장에서 24.70% 급락했다.
회사 측은 활동성 갑상선안병증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바토클리맙의 12주 고용량(680㎎) 투여와 12주 저용량(340㎎) 투여를 거친 24주차 시점에서 '안구돌출반응률'을 주 평가지표로 진행됐으나 통계적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파이프라인이 임상 단계에서 좌초되면서 향후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주요 바이오 종목들이 악재로 흔들린 가운데 같은 날 리가켐바이오의 계약 해지 공시도 투자자들의 혼란을 일으켰다.
리가켐바이오는 미국 노바락바이오테라퓨틱스와 체결했던 항체 공동연구·기술도입 계약이 일부 해지됐다고 공시하면서 주가는 장 중 18%까지 빠졌다.
다만 이번 계약 해지가 수익성이 낮거나 전략적 중요도가 떨어지는 파이프라인을 정리하고 핵심 후보물질에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면서 장 후반 일부 만회한 11.73% 하락 마감했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이 기술 수출 모멘텀에 크게 의존해왔다는 점에서 하루 사이에 연이어 터진 악재는 개별 기업을 넘어 업종 전반의 투자 논리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전쟁 장기화와 맞물려 당분간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 업종 특성상 임상 결과, 기술이전, 규제 이슈 등 이벤트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만큼 개별 종목별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졌다는 조언이 나온다. 향후 임상 성과 등 펀더멘털 요인이 재차 부각될 경우 업종 반등 여지도 남아 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 기대감이 아닌 실제 기술력과 임상 성과, 상업화 가능성을 입증한 기업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시장 상황이 여러모로 좋지 않은 만큼 섹터 분위기에 이끌려 가기보단 다시 옥석 가리기 국면에 진입해 당분간 종목별 차별화 흐름이 심화될 전망"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