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원오 출장 동행 직원, '직내괴' 가해자였다

입력 2026-04-03 10:55:0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최근 논란이 된 멕시코 칸쿤 등지 출장에 동행 시킨 직원을 임기 중 초고속 승진 시켰다. 그런데 이 직원이 성동구청에 합류하기 앞서 몸 담았던 조직에서 수하직원 여러 명을 괴롭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직원의 직장 내 괴롭힘은 진보 진영뿐만 아니라 인터넷 검색만 하면 나오는 유명한 사건이었으나 정 후보는 가해자에게 재도약 기회를 주고 승진까지 챙겨줬다. 이 직원은 현재 정 후보 캠프에서 근무하고 있다.

2일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2023년 3월 멕시코 칸쿤과 미국 오스틴을 비롯 일본, 체코·오스트리아 등 국외 출장 때 정 후보를 수행해 온 별정직 공무원 A(38) 씨는 2018년 초 비영리 민간단체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그가 내부에서 제기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였기 때문이었다.

민달팽이유니온 고충처리위원회에서 낸 권고안에 따르면 A 씨는 2017년 3월 피해자 B 씨가 자신의 부서로 오자 고압적 태도와 권위적 언행을 거듭하기 시작했다. 사실을 왜곡하고 감정적 기록에 따른 주관적 업무평가로 B 씨를 괴롭혔다. A 씨가 낸 부정적 소문 등 신체·정신적으로 계속 괴롭힘을 당하던 B 씨는 그해 5월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B 씨 외 다른 피해자들 역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조사가 끝난 뒤인 2018년 3월 민달팽이유니온 홈페이지에 "위원장직을 잘 수행하고 싶다는 바람이 욕심으로 번졌다. 그 욕심은 조급함과 불안함을 만들었다. 쉬지 않고 달려오며 많은 사람을 아프게 했다"며 "조급함은 동료를 채근하는 것으로 전환됐고 불안함은 조직 전반의 분위기로 퍼졌다. 그 불안을 다른 사람의 책임으로 전가하기도 했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과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말로 내 잘못을 정당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원장직에서 내려왔다.

A 씨가 사과문을 내자 피해자 B 씨 역시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용서의 말은 찾아 보기 힘들었다.

B 씨는 "A 씨가 위원장 임기 동안 했던 인터뷰나 논설 등을 읽게 될 때마다 느꼈던 괴리감을 기억한다. 인권이나 상호 존중, 민주주의, 페미니즘 같은 것을 말하던 그의 흔적이 전부 거짓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그 말의 대상에 왜 자신과 우리는 포함되지 않았을까"라며 "누구나 사정 하나쯤은 있다. 그게 폭력을 합리화할 순 없다. 인신공격이나 태움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은 그 자체로 단속하고 징벌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과와 용서엔 적절한 때가 있고 골든 아워가 있다. 그걸 시도했다가 멸시 당했던 순간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다. 사과를 주고 받고 용서를 논하며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기에는 그 양이 적지 않다"며 "대화를 기대했던 시간도 있었지만 그 기다림 동안 피해는 '피해 코스프레'가 됐고 상황을 해결해 나가자는 호의는 뒷담 소재가 됐다. 난 이 과정에서 구성원에 대한 신뢰를 잃어 퇴사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에 따르면 정 후보는 이런 A 씨를 2021년 6월 시간선택임기제 다급으로 채용하고 2024년 7월 나급, 지난해 10월 가급으로 각각 승진 시켰다. 시간선택임기제 공무원 다급은 6~7급, 나급은 5급, 가급은 4급 정도에 해당한다. 일반 공무원은 6급에서 4급까지 최소 10년은 걸린다. 정 후보는 직장 내 괴롭힘 이력이 있는 인물을 고용하고 4년 만에 3~4급 올려주는 초고속 승진을 시킨 셈이 됐다.

정 후보는 A 씨에게 기회도 많이 줬다. A 씨가 기획예산과 소속이었는데도 정 후보는 2024년 보건의료과와 건강관리과, 어르신장애인복지과와 일본으로 초고령사회 대응 방안을 배우러 갈 때도 업무 연관성이 다소 먼 A 씨를 데려갔다. 지난해엔 스마트도시과와 스마트 시티를 배우려 체코·오스트리아를 갔을 때도 정 후보는 A 씨와 동행했다.

정 후보 측은 정 후보가 A 씨를 채용할 때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캠프 관계자는 "A 씨가 과거 시민단체에서 일했다는 이력밖에 알지 못했다"고 했다.

진보 진영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공직에 근무하는 건 적절치 못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A 씨는 여러 차례 연락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