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1주일치 남았는데…" 소상공인·자영업자 덮친 '포장재 대란'

입력 2026-04-02 16: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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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용기 수급난에 소상공인 직격타
국내 포장재업계 공급가 인상 '러시'
"물가, 금리에 포장용기까지 삼중고"

플라스틱·비닐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포장용기 수급난이 불거진 가운데 2일 오후 대구의 한 식자재마트에 일부 도시락 용기가 품절로 표시돼 있다. 정은빈 기자
플라스틱·비닐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포장용기 수급난이 불거진 가운데 2일 오후 대구의 한 식자재마트에 일부 도시락 용기가 품절로 표시돼 있다. 정은빈 기자

대구의 한 도시락 판매업체는 지난달 중순 포장용기 공급사로부터 "물량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통지를 받았다. 이후 이 업체가 확보한 포장용기는 평소 주문량의 60%. 재고량은 앞으로 1주일가량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동시에 포장용기 공급가는 35%가량 올랐다. 도시락 판매업체를 운영하는 윤모 씨는 우선 중동 전쟁이 끝날 때까지 버텨본다는 생각이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길어진다면 판매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윤 씨는 "재고를 소진하면서 용기를 더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도시락 용기는 음식을 담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재질로 바꾸기 힘들다. 만약 용기를 구하지 못하면 급식 등 형태로 서비스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고려하면 판매가격을 섣불리 올릴 수도 없으니 마진이 줄어든 상태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나프타 수급 불안이 '포장재 대란'으로 이어졌다. 나프타를 핵심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 용기·비닐 포장재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가격이 치솟은 것이다. 소상공인들 사이에선 "구하기나 하면 다행"이라는 하소연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국내 포장용기 제작업체들은 지난달 중순 제품가격 인상 혹은 판매수량 제한에 나섰다. 플라스틱과 비닐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뛰면서 포장재 시세는 40%가량 급등한 상태로 파악된다.

한 포장용기 생산업체는 "최근 국제정세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급상승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플라스틱 비닐 제품 위주로 단가를 인상하게 됐다"며 "해당 상품들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구매 후에도 품절이나 생산 지연으로 인한 출고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다른 업체도 "중동지역 이슈로 인한 원료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생산 일정이 일부 지연되고 있다. 이에 이달 중 단가 인상을 검토하는 상황"이라며 "원료가격 변동 폭이 큰 관계로 일부 품목의 경우 실시간 단가 변동이 발생할 수 있으며, 한정된 재고로 인해 1인당 주문 수량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포장재 수급난은 배달·포장 영업 비중이 큰 외식·소매업 소상공인들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가격 상승은 차치하고 물량 확보 자체가 시급해진 상황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수급 차질로 인한 휴업 사태를 우려하는 이들은 재고가 있는 업체를 찾아 대량 구매, 사실상 '사재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포장 영업 축소가 불가피하다거나 포장비 별도 부과, 판매가격 조정, 대체용기 사용 등을 고민 중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자재비 상승과 소비 위축 등으로 가중된 경영 부담은 점차 외식물가 흐름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이 장사 필수품이 된 상황에서 '포장재 대란'은 가뜩이나 고물가와 고금리로 신음하는 소상공인들에게 큰 근심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시장 교란 행위 단속 및 제도적 장치 마련 ▷실질적 재정 지원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감면이나 용기 구입비 지원 등 상생 대책 등을 요청했다.

2일 오후 대구의 한 식자재마트에 비닐봉투류 코너에
2일 오후 대구의 한 식자재마트에 비닐봉투류 코너에 '비닐 원재료 수급이 어려워져 재고가 부족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은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