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진 시장판도 의식했나…한투證, IMA 공격적 행보 눈길

입력 2026-04-01 10: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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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IMA 지정 후 4차 상품까지 공격적으로 상품 출시
IMA 판매 수수료 미래證 5배…"상품 강매 수준" PB 영업 압박 토로
증시 활황에 IMA 투자 매력 감소…자금 운용처 확보·유동성 관리 관건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증권업계가 종합투자계좌(IMA) 시장을 둘러싼 초대형 투자은행(IB) 간 경쟁을 본격화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공격적인 영업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상품 경쟁력 강화와 자금 유치 확대 기조 속에 일선 프라이빗뱅커(PB) 조직 영업 부담이 눈에 띄게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IMA 사업자로 지정된 이후 빠르게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3월 말 기준 4차 상품까지 출시해 모집을 완료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기업금융, 벤처투자, 주식·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운용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구조의 상품이다. 원금 지급 의무가 있는 점에서 안정성을 갖추면서도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실적 연동 성격을 함께 지닌다. 해당 사업은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 한해 금융당국 인가를 받아 영위할 수 있으며 발행어음과 합산해 자기자본의 3배 이내 범위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은 공격적인 상품 출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1차 1조590억원, 2차 7384억원, 3차 3553억원을 모집해 3차 상품까지 누적 모집액은 약 2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어 이달 중순 2년 만기 폐쇄형 구조로 3000억원 규모 4차 상품을 출시했다.

이같은 공격적 행보 배경에는 치열해진 시장 경쟁 구도가 자리하고 있다. 함께 선발주자로 나선 미래에셋증권과 더불어 지난 18일 NH투자증권이 세 번째 IMA 사업자로 지정되면서 시장은 3파전 체제로 전환됐다. NH투자증권은 오는 4월 6일까지 첫 IMA 상품을 4000억원 규모로 모집한다. 미래에셋증권도 올 3월 2호 상품을 조기 마감하는 등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누적 모집액은 6000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후발주자들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앞두고 한국투자증권이 초기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IMA 사업은 초대형 IB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큰 만큼 초기 시장 선점 여부가 향후 경쟁 구도를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같은 공격적 전략은 현장 영업 조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PB 조직을 중심으로 한 IMA 영업 압박이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안팎에서 나온다.

실제 한국투자증권 내부에서는 PB 1명당 자산 순증 목표가 매월 30억원 이상으로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IMA를 최우선으로 상품 판매 압박까지 과중되면서 영업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일부 PB들은 고객 포트폴리오 내 자금 이동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기존 상품과의 경쟁 관계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인 영업 환경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의 IMA 판매 수수료는 0.5%로 미래에셋증권(0.1%)의 5배 수준이다. 이는 지점과 PB에 더 많은 동기 부여를 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동시에 그만큼 영업 압박 강도가 거세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투자증권이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는 동안 미래에셋증권은 보수적 접근을 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2월 1호 상품 출시 후 올 3월에야 2호 상품을 내놨다. 누적 모집액은 2000억원 수준으로 한국투자증권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이같은 분위기는 한국투자증권이 IMA 시장에서 타사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단순한 상품 경쟁을 넘어 조직 차원의 총력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영업점 PB들의 IMA 판매 성과 압박이 타사 대비 과중해진 것도 이때문이라는 평가다.

특히나 증시 활황으로 투자자들의 직접 투자 선호가 커지면서 IMA의 투자 매력이 초기보다 떨어졌진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회사 한 PB는 "최근 들어 IMA 관련 자금 유치 목표가 크게 늘어나면서 PB들이 체감하는 영업 강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며 "전사적으로 드라이브가 걸린 상황으로, 원래의 성과 중심 분위기가 한층 강화되면서 일선에서는 실적 압박을 크게 느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PB는 "한국투자증권 영업 압박은 원래도 유명하다. 지난해 성과 압박에 따른 사내 문제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그 일 다음날 지점장이 PB들을 모아놓고 실적 단속을 해 다들 고개를 저었다"면서 "최근 들어선 IMA 상품 강매 수준이다. 작년 역대급 실적에 따른 성과급 잔치로 위안을 삼고 있지만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을 만큼 힘들다"고 토로했다.

공격적인 자금 조달 기조와 맞물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운용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결국, 단기간에 확보한 2조원대 자금을 얼마나 적시에 투자해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조달 금리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오히려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무 건전성 역시 주요 점검 대상이다. 대규모 자금 조달은 부채 비율 상승과 순자본비율(NCR)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2년 만기 폐쇄형 구조라는 IMA 특성상 만기 시점이 집중될 경우 유동성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상환 시기에 맞춰 자산 회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증권사의 유동성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금융당국도 이같은 우려를 인식하고 있다. 서재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최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간담회에서 "최근 중동 상황으로 유가 등 시장지표가 급변하고 있다. 종투사가 수익 추구에만 매몰돼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유동성 관리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MA는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사업인 것은 맞지만 지나치게 단기간 성과에 집중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결국 지속 가능한 영업 구조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IMA 상품은 사전에 정해진 목표 규모에 맞춰 운용 계획을 수립한 뒤 단계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초기 1조원 수준으로 시작한 이후에는 운용 여건과 시장 수요를 고려해 3000억원 수준으로 상품을 구성한 것"이라며 "향후에도 시장 상황이나 투자 수요, 운용 역량에 따라 상품 규모는 유연하게 조정될 수 있다. 무리하게 자금을 확대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운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