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문화특집부 차장
현재 우리나라는 최악의 저출생 상황에 직면에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은 0.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그나마 전년도(0.75명) 보다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OECD 평균(2024년 기준 1.51명)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이런 현실에서 본 기자는 지난해 4월부터 '낳아보니 행복이다'란 제목으로 3자녀 이상의 다자녀가정을 소개하는 기획 시리즈를 격주로 게재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풍조에서 '결혼하고 아이 낳아 기르는 일이야말로 행복한 인생과 성공적 삶을 담보하는 것'이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의도다.
연재 후 기사 댓글과 주변 반응을 보면 해당 다자녀가정에 대한 응원이 많다. '보기 좋다' '대단하다' '행복해 보인다' 등이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이들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염려하는 내용도 더러 있다. 비방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현실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부분은 취재 대상 가정 부모들도 공통적으로 토로하는 어려움이다. 자녀들이 아주 어릴 때는 모르지만 사교육비가 들어가기 시작할 때부터는 경제적 부담이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민국 교육환경이 사교육 없이도 가능하면 얼마나 좋겠냐 만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보니 다자녀가정에겐 이 부분이 큰 부담, 아니 고통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 먹고 입히는 것에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무시 못 하는데 교육비 문제까지 더해지니 가계를 옥죄는 최대 고민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세 자녀 이상 특히 네 자녀 이상의 가구에는 소득분위 상관없이 국가장학금 전액 지원 같은 실질적인 다자녀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5학년 자녀 셋을 키우는 문희종·길은미 부부는 "아이들이 청소년기가 되니 금전적으로 힘들어졌다"며 "교육비와 학원비 지원 등 가계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자녀가정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이 넷을 키우는 조인현 씨도 "다자녀 교육비 지원 혜택의 경우 중위소득 50% 이하만 해당돼 웬만한 경우 아니면 대상에 들기 어렵다"며 "'아이 많이 낳아라' 말로만 하지 말고 그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다자녀지원책과 관련한 또 다른 문제는 현장성이 떨어지는 불합리한 부분도 꽤 있다는 것이다. 지난 1년 간 다자녀가정을 취재해보니 지원 확대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실에 맞게 보다 세심하게 짜여졌으면 하는 주문이 적지 않았다. 통학 시 환승을 해야 하는 조유주 양은 "제 경우 다자녀가정에 해당돼 대구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버스로 환승할 떄는 연동되지 않아 요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책하는 분들이 이런 허점은 제발 좀 바로잡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남매를 키우고 있는 손희경 씨도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큰 아들이 주말이면 KTX를 타고 김천 집에 온다"며 "다자녀가정 요금 할인이라는 게 있어 내심 기대했는데 온 가족이 타지 않으면 적용을 못 받는다고 하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정책이 어디 있냐"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정부가 다자녀가정 지원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결혼·출산·양육을 비롯 관련 지원은 강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보다 현실성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는 현장 수요자 목소리에 필히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