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고조에 고유가·고환율·증시하락 장기화…외국인 8일째 '팔자'

입력 2026-03-30 20:38:29 수정 2026-03-30 20: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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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500원대 지지선 굳어져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61.57포인트(2.97%) 내린 5,277.30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6.8원 오른 1,515.7원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61.57포인트(2.97%) 내린 5,277.30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6.8원 오른 1,515.7원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이 한 달을 넘기면서 한국은 고유가·고환율·증시 하락이 겹치는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단순한 지정학적 충격을 넘어 금융시장과 산업 비용 구조 전반을 뒤흔드는 복합 위기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 코스피 3거래일 연속 하락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161.57포인트(2.97%) 내린 5,277.30에 장을 마쳤다. 지난 26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지수는 4.73% 내린 5,181.80으로 출발해 장 초반 5,151.22까지 낙폭을 키웠으나 개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락폭을 일부 줄였다.

이스라엘의 이란 내 핵시설 공습, 예멘 후티 반군 참전 등 지난 주말 이후 잇따라 터진 중동발 악재가 한꺼번에 시장에 반영됐다. 미국 지상군의 이란 상륙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매도세를 자극했다.

브렌트유 5월물은 한국시간 이날 오전 한때 115달러를 넘어섰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뉴욕증시보다 유가 급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시장 공포도 수치로 확인됐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1.37% 오른 61.43으로 장을 마쳤고, 장중 최고치는 63.53까지 치솟았다

코스닥지수도 34.46포인트(3.02%) 내린 1,107.05에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증권(-6.32%), 의료정밀(-4.20%), 금융(-4.04%) 등 대부분 업종이 내렸다. 삼성전자(-1.89%)가 17만6천원대로, SK하이닉스(-5.31%)가 87만3천원대로 떨어졌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3.93%), LG화학(2.88%), 삼성SDI(1.73%) 등 2차전지주는 유가 급등에 따른 전기차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반사 수혜를 받았다.

◆ 1,500원대 환율 굳어지나

환율도 1,510원대 중반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8원 오른 1,515.7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 26일(1,507.0원), 27일(1,508.9원)에 이어 3거래일 연속 1,500원대 마감이다. 27일 야간 거래에서도 1,511.4원으로 상승 마감하며 1,500원대가 새로운 하단 지지선으로 굳어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환율 상승 압력은 복합적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원유 결제용 달러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1천335억 원을 순매도하며 8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가면서 달러 환전 수요도 가세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후티 반군 참전으로 국제 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 주식시장 급락이 예상된다"며 "1,510원 재탈환 시 역내외 롱 심리를 자극해 일시적 쏠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도 "외국인 주식 매도분의 달러 환전 규모가 환율 추가 상승을 자극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이란 협상 과정과 터보퀀트발 반도체 주가 불안 완화 여부에 따라 당분간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