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두루마기 제작 '한복 명인'·'자전거 타고 1인 선거운동'…이색 후보자 열전

입력 2026-03-26 17:34:36 수정 2026-03-26 18: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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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지선 출마예정자 독특한 이력 눈길
2000년생 '코로나 팬데믹 학번' 구의원 출마예정자 등

오는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출마 예정자들의 특색 있는 이력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통령 한복을 제작한 '한복 명인'과 2030 청년 정치인, 선거 운동원 없이 홀로 유세를 펼치는 '뚜벅이' 등 출마 의사를 밝힌 이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들여다 봤다.

◆ 대통령 두루마기 제작 '한복 명인'

'한복 명인'으로 알려진 황귀주(61) 대구 북구의원 후보는 산격동에서만 40년 이상 살아온 토박이다. 한국복식과학학과를 졸업하고 한복 산업기사 자격증을 가진 황 후보는 전국 기능경기대회 메달리스트이자, 기능경기대회 선수 발굴과 심사에도 참여해 온 숙련기술인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자란 황 후보는 둘째 아이를 낳고 찾아온 하반신 마비를 계기로 '한복의 길'로 뛰어들었다. 선천적 고관절 탈구에 하반신 마비까지 겪게 되며 우울증과 쇠약에 시달리던 그는 마음을 치유해 나가는 과정에서 문득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1997년 IMF 당시 국가 지원 교육으로 한복 수업을 듣게 된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1등으로 수업을 수료했다. 이후 대구시 봉제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대구서 내로라 하는 한복집 외주 작업을 거친 황 후보는 2002년부터 자신의 한복집을 운영 중이다.

그는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장애인위원장과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으며 3.1절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두루마기를 제작하고 동대구역 광장에서 함께 태극기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황 후보가 정치에 뛰어든 배경에는 '한복과 전통문화가 살아야 지역과 국가의 정체성도 강해질 수 있다'는 명인으로서 신념이 있었다. 또 장애인으로서 겪어온 사회적 차별 경험도 영향을 줬다. 그는 "장애인 당사자이다 보니, 장애인 여성을 비롯한 취약계층이 실질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과 생활시설에 문턱을 낮추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싶다"고 했다.

◆'자전거'와 함께 1인 선거 운동

대구시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이주한(43) 출마예정자는 선거운동원 없이 서구의원에 2번 당선된 재선 의원이다. 그는 '뚜벅이'로 유명하다. 지난 2018년과 2022년 기초의원 선거에서 선거운동원 없이 혼자 지역 곳곳을 다니면서 1인 유세 운동을 펼쳤다. 이 출마예정자는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누비면서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일일이 눈으로 관찰한다. 자전거로 한계가 있는 거리는 경차 '레이'를 직접 몰고 다닌다. 파란색 레이에 자신의 이름을 써붙이고 좁은 도로와 시장, 골목길을 누빈다.

이 출마예정자는 "지역 정서 상 골목골목 직접 찾아다니면서 민원을 듣고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평상시에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이라고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면서 "경기가 어렵고 민생고가 심하다고 해서 주민들이 선거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다. 큰 유세차량과 확성기를 통한 방송처럼 '공해'에 지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출마예정자는 경호학과 졸업 후 체육관에서 근무한 경력, 장애 아동들을 가르치는 일을 통해 기른 '관찰력'이 강점이다. 대학원에서는 '뇌 기반 특수체육'을 전공했다.

위험한 요소를 사전에 파악해 차단하는 일, 신체적·정서적 아픔으로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요구를 들여다보는 일을 했다. 이를 통해 길러진 관찰력은 자연스레 적극적인 의정활동으로 이어졌다. 직접 발로 뛰면서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면밀히 관찰했고, 이같은 진정성을 기반으로 지역에서 '평소에 일 하는 의원'으로 알려졌다.

◆대구 역대 최연소 구청장 도전

30대 초반의 청년이 대구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4년간 지방의원으로 몸을 담았던 오영준(32) 중구청장 출마예정자는 역대 구청장 선거에서 가장 젊은 나이에 출사표를 던졌다.

오 예비후보의 정치 출발점은 대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대구 중구 동성아트홀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도 성남시장 토크콘서트의 진행을 맡으며 2시간가량 대화를 나눈 경험이 계기가 됐다. 그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직접 나서야 한다. 정치는 우리 모두의 삶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에, 경험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 만남은 정치 입문의 씨앗이 됐다.

대학 시절 학생회 활동은 정치 감각을 두루 익힌 시기로 꼽힌다. 사회대 학생회 기획국장을 맡아 단과대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옳은 말'만으로는 변화를 이끌 수 없다는 점을 몸소 느꼈다. 관념을 넘어 구조적으로 접근해 의견을 통일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 출마예정자는 "이권에 얽히지 않는 정치가 중요하다"며 "선거를 도와준 사람이라도 부당한 요구에는 선을 긋는 원칙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2000년생 구의원 출마

이재훈(25) 대구 동구의원 출마예정자도 6·3 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노동 현장과 지역을 오가며 '주민 밀착형 정치'의 필요성을 체감했다.

이 출마예정자는 일명 '코로나 팬데믹 학번'이다.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던 시기에 대학에 진학한 그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편의점, 일용직, 택배 상·하차, 붕어빵·타코야키 장사 등을 전전했고, 하루 4~5시간만 자며 생계를 이어갔다.

편의점에서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일했던 경험과 현장에서 본 3D 업종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그에게 '제도를 바꾸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했다.

지난 2022년 입당한 이 출마예정자는 "민주당 험지인 대구에서 '내가 직접 발로 뛰며 지형을 바꿔 나가 보겠다'는 생각으로 현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소상공인이었던 경험을 살려 지역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청년으로서 느끼는 인프라 부족을 해결해 대구 동구를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