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 풀면 안 돼요?"…'마약왕' 박왕열, 한국행 비행기서 불평

입력 2026-03-26 08: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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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는 비행기에서 수갑에 결박…호송관 2명 밀착 감시

필리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필리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마약왕'으로 불리던 박왕열 씨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동남아 3대 마약왕', '마약왕 전 세계' 등으로 악명을 떨쳤던 마약상 박왕열(48)이 비행기를 통해 한국으로 송환되는 과정에서 수갑이 불편하다며 풀어달라는 취지로 불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법무부가 배포한 영상을 보면 박 씨는 전날 필리핀 현지 경찰을 비롯해 법무부 국제형사과 황익진 검사 등 우리 호송팀에 둘러싸인 채 클라크필드 공항에 모습을 보였다.

박 씨는 검은색 모자를 쓰고 팔뚝엔 문신이 그대로 드러나는 평상복을 입었다. 또 수염이 덥수룩하게 난 수척한 얼굴이었다. 상의에는 선글라스를 걸었고, 수갑이 채워진 손은 회색 수건으로 가렸다.

양국 당국자가 박 씨의 임시인도를 위해 서류에 서명하자 필리핀 측은 박 씨가 아시아나 OZ708편에 탑승하기 직전에 그의 수갑을 풀어줬다. 우리 호송팀은 그가 비행기에 몸을 실은 직후인 25일 오전 1시 30분(현지 시각) 수갑을 채웠다.

우리 호송팀은 박 씨에게 "지금 대한민국 국적기에 탑승했기 때문에 체포영장을 집행하겠다"며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음을 알렸다. 또 "변호인을 선임해서 조력을 받을 수 있고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며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다.

이어 호송팀은 박 씨에게 "불편하시면 말씀하시라"고 말했다. 이에 박 씨는 "근데 갈 때 이거(수갑) 풀고 가면 안 돼요?"라고 묻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인도 과정에서 범죄자는 비행기에서 수갑에 결박된다.

비행기 내부에는 일반 승객도 탑승한 상태였으며 호송관 2명이 양옆에서 박 씨를 밀착 감시한 채 송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7시 16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도착한 박 씨는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국내로 소환된 심경을 비롯해 필리핀 교도소에서 호화생활을 했는지, 텔레그램으로 조직원들에게 지시했는지, 국내로 마약을 유통한 혐의 및 국내 공범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말에는 답하지 않았다. 또 범죄수익 암호화폐(코인) 세탁 여부, 유족들에게 할 말 등의 물음에도 답이 없었다.

그는 이후 오전 7시 18분 대기하고 있던 호송차량에 탑승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압송됐다.

한편 박 씨는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으로 지난 2022년 4월 필리핀 법원에서 징역형(단기 52년·장기 60년)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그러나 수감 중에도 휴대전화 메신저 텔레그램을 이용해 국내로 마약을 밀반입하고 유통·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내에 반입된 동남아산 마약 상당량은 박 씨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