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개구리소년 사건 35주기, 진실은 여전히 어둠 속

입력 2026-03-25 16:05:15 수정 2026-03-25 16: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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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진상규명위원회 설치·대통령 면담 촉구
오는 26일 와룡산 선원공원서 추도식 열어

2014년 9월 26일, 대구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에서
2014년 9월 26일, 대구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에서 '개구리 소년'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된 현장에서 경찰이 조호연(당시 12세, 성서초5년) 어머니(왼쪽)에게 옷과 신발을 보여주며 사실확인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 성서초등학교에 다니던 어린이 우철원, 조호연, 김영규, 박찬인, 김종식 5명이 집을 떠나 끝내 돌아오지 못한 지 35년의 세월이 흘렀다. '개구리 소년' 사건으로 알려진 아이들의 죽음을 두고, 유족들은 하루빨리 진실을 밝혀 달라며 울부짖었다.

1991년 3월 26일, 아이들이 사라진 그날은 5·16 군사정변 이후 30년 만에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기초의원 선거 날이었다. 같은 동네에서 형제처럼 지내던 다섯 아이는 임시 공휴일을 맞아 잠깐 놀다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그게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은 누구도 알지 못했다.

"아이가 아침 8시부터 잠바(외투)를 챙기더라고. 어디 가느냐고 물었더니 잠깐 놀고 오겠다고 하고 갔는데, 돌아오지를 못했어요."

우철원(실종 당시 만 11세) 군의 아버지 우종우(77) 씨는 아이에게 '그러지 말고, 같이 투표나 하러 가자'고 말했던 장면이 여전히 머릿속에 선명하다고 했다. 아직도 유족들은 '선거'라는 소리만 들어도 트라우마 증상을 겪었다. 이들의 아픔은 현재 진행형이었다.

"숨어 지내는 사람처럼 살았어요. 애 잊어버리고도 좋아서 웃는다는 얘기 듣기 싫어서."

아이들은 2002년 9월 26일, 실종된 지 11년 6개월 만에 와룡산 중턱에서 유골로 발견됐다. 와룡산을 등산하던 주민이 산자락에서 땅에 파묻힌 옷가지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즉시 유골 발굴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현장이 훼손되기도 했다.

경북대 법의학팀은 당시 유골 5구 중 3구 이상의 두개골에서 발견된 인위적 손상을 근거로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당시 수사팀 및 일부 경찰 관계자는 저체온증으로 인한 자연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족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기도 했다.

현재 경찰은 타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시기상으로는 지난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됐다고 볼 수 있으나, 범인 해외 도피 등 시효 정지 가능성도 있는 상황. 2019년 민갑룡 전 경찰청장의 지시로 재수사에 착수한 이후에는 대구경찰청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대구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지난 2019년 재수사가 진행되며 유골과 토양 등 증거물을 재감정했고, 새로운 기법으로 감정할 수 있도록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계속 협의 중"이라며 "재수사 홍보 이후 꾸준히 들어오는 사건 관련 제보를 탐문해 수사에 활용하고 있다. AI 기법 도입 등에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단법인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전미찾모)은 오는 26일 오전 10시 대구시 달서구 와룡산 선원공원에서 개구리 소년 35주기 추도제를 열 예정이다.

이들은 성명문을 통해 ▷사건 진상규명위원회 설치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 ▷강력범죄 피해자와 실종아동 가족에 대한 국가 차원의 돌봄 및 지원 체계 강화 ▷AI 기반 첨단 과학수사 재분석 시행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35년이 흐르는 동안 세 아이의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종우 씨와 조호연 군의 아버지가 전미찾모 나주봉 회장과 함께 유족 모임을 이끌어 가고 있다.

종우 씨는 "범인은 있을 테고, 하늘은 알 텐데 정말 답답하다"며 "한꺼번에 아이들이 다섯 명씩이나 죽은 사건이 하루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재고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