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걸 (재)문화영토연구원 이사장·국민대 명예교수
6·3 지방선거가 불과 6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의힘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대구에 사는 어느 지인은 확신에 찬 어조로 "김부겸이 나오면 대구는 디비진다"고 한다. 김부겸 전 총리 본인이 3월 30일(월)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고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관계자들은 김 총리에게 나서달라고 부탁하면서 빈손으로 내보내겠냐고 큰소리를 치고 있어 김 전 총리의 출마는 기정사실로 보인다.
선거를 앞두고 매주 발표되는 세 여론조사(리얼미터, NBS, 갤럽)는 조사 방법과 질문의 구성, 표현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지난 수 개월간 일관된 추이를 보인다. 대통령 지지율은 60%대, 더불어민주당 지지도 40%대 초중반, 국민의힘 20%대 초반에서 10% 후반으로의 지속적 하락, 그리고 무당층의 증가다. 가장 최근의 갤럽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 하락한 19%를 기록해 처음으로 10%대에 접어들었다. 지하실이 바닥인 줄 알았더니 그 밑에 숨겨진 지하공간이 더 있었나 보다.
누가 봐도 그 이유는 뻔한데, 유독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만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해는 고사하고 장 대표는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자신의 소신에 반해) '절윤' 결의문까지 냈는데도 지지율이 회복은커녕 더욱 곤두박질치자 "민주당은 똘똘 뭉치는데 왜 우리 당은 저를 중심으로 그러지 못하냐"며 불만을 터뜨렸다고 한다.
말로만 '절윤'하고 실제로는 '윤 어게인' 세력에 끌려다니는 국민의힘, 비당권파에 대한 명분 없는 징계와 법원에 의한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무원칙한 공천 과정과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반발 및 법적 대응이 쌓여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에 대한 실망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한마디로 보수가 보수답지 못하니 중도는 물론, 보수 유권자들조차 등을 돌린 것인데 정작 원인제공자인 장 대표는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니 차라리 정치를 그만두는 것이 낫지 않겠나. 하긴 이번 선거에서 참패하면 본인 예상대로 정치생명이 끝날 것이지만 말이다.
직전에 탄핵 대통령을 배출했던 정당이란 사실만으로도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국민에 백배사죄하고 미국의 관세 압박에 더해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더욱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책들을 체계적으로 제안해 국민과 민생을 살리려는 진정성을 알려 수권 정당임을 각인시켜도 쉽지 않은 선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오만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사법부 독립성을 원천적으로 침해하는 사법 3법(재판소원, 법왜곡죄, 대법관 26명 증원)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모든 사건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라는 모임을 만들더니, 그것도 모자라 검찰에 의한 조작 기소라면서 이미 유죄판결까지 난 사건들을 포함해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관련 법을 통과시켰다. 이젠 21대 국회 전반기에 그랬듯이 22대 국회 후반기에도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겠다고 나섰다.
이것만 보더라도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지킬 생각이 없는 것이 명백한데, 지리멸렬한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최소한의 저항조차 못하는 신세가 됐다. 압도적 국회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의 무소불위 행태에 짓눌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 원인은 국민의힘 자신에 있다. 대통령도 국회도 국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존재다. 선거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이 작은 연민에 따른 지지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국민이 더 이상 국민의힘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는 정당 지지도, 후보, 정강 정책, 그리고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발생할 수 있는 '바람(風)'이다. 도대체 이번 지방선거에 임하는 국민의힘에 무엇이 있는가. 정당 지지도는 바닥을 알 수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을 컷오프해 공천 반발을 자초하고 있다. 비전과 공약은 일언반구 언급도 없어 이번 선거에 국민의힘을 지지하면 무엇이 어떻게 변하고 내 고장이 어떤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런 3무 상황에서 오직 기대할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상승세를 막아줄 '바람'뿐인데, 그게 가능할까.
과거 3김시대에 YS가 말했다는 "선거는 바람이여~"를 이번 지방선거에도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YS를 위한 '바람'은 독재에 항거하는 '도덕적 정당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민의힘은 도덕적 정당성도, 논리적 합리성도 없다. 그래서 선거 막판의 바람을 기대하는 것은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 그 꿈에서 깨지 못하면 국민의힘은 미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