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 1년, 아직도 '피난생활'…9평 남짓 임시주택에 갇힌 이재민

입력 2026-03-22 18:04:17 수정 2026-03-22 18: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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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복구 넘어 '실질적 재건' 필요


지난해 봄에 발생한 대형 산불로 무너진 청송 사남고택(오른쪽 검은 천)과 관리동의 모습. 전종훈 기자
지난해 봄에 발생한 대형 산불로 무너진 청송 사남고택(오른쪽 검은 천)과 관리동의 모습. 전종훈 기자

지난해 3월 22일 경북 북동부 지역을 강타한 '괴물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었던 이재민들이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깊은 상흔에 고통스러워 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당시 경북 의성·안동·영양·청송·영덕 등 5대 시·군에서 3천819동의 주택이 불에 타 5천499명(3천323가구)의 주민들이 보금자리를 화마에 빼앗겼지만 현재도 임시거주시설에서 언제 끝날지 모를 이재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찾은 의성 구계2리 고운마을은 25가구 중 19가구가 전소돼 주민들이 아직도 9평 남짓 임시주택에서 지내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각종 지원에도 월 40만~70만원에 달하는 전기요금을 부담하고 있어 생활이 힘들다고 호소했다.

청송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사남고택은 기초석만 남았고, 상가 재건은 건축비 상승과 토지 경계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일부 상인은 재건을 포기한 상태다. 안동시는 현재 임시주거용 조립주택 800여 동에 상당수 이재민들이 장기 임시 거주를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은 "눈에 보이는 복구를 넘어 삶을 되돌릴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지난해 3월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은 안동과 청송, 영양, 영덕 등 인접 지역으로 순식간에 번져 경북에서만 9만9천417ha의 산림을 태웠다. 이 산불로 27명이 사망하고, 37명이 중상을 입는 등 183명이 인명피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