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주제는 '해방공간'…소설가 한강 작품 전시

입력 2026-03-20 17: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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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빛나 예술감독 전시 총괄
대표 작가에 노혜리, 최고은

19일 서울 아르코미술관에서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계획 공개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이연정 기자
19일 서울 아르코미술관에서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계획 공개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이연정 기자
19일 서울 아르코미술관에서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계획 공개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이연정 기자
19일 서울 아르코미술관에서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계획 공개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이연정 기자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 펠로우로 참여하는 소설가 한강의 미술 작품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 펠로우로 참여하는 소설가 한강의 미술 작품 'Funaral'(오른쪽). 이 작품은 노혜리 작가(파란 옷 입은 이)의 작업에 함께 할 예정이다. 이연정 기자

오는 5월 9일 개막하는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이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를 주제로 꾸려진다. 이번 전시에는 소설가 한강이 제주 4·3사건을 배경으로 만든 미술 작품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 19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전시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한국관 전시는 최빛나 예술감독이 총괄하고 노혜리, 최고은 작가가 대표 작가로 참여한다.

최 예술감독이 제시한 주제 '해방공간'은 분열된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신체, 공간, 물질의 감각적 전환을 통해 연결에 대한 사유와 회복력을 다시 상기시키는 기념비적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한국관 건물 형태는 다양한 형상의 조합으로 이뤄져, 경계와 방어의 요새뿐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보듬고 키워내는 둥지의 모습이 공존한다는 특이성을 갖고 있다"며 "세계 곳곳에서 국가 주권에 대한 광범위한 분석과 극우 정치의 부상이 동시에 이뤄지는 가운데, 해방공간을 되찾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사상 최초로 한국관과 일본관의 협력 활동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수십년간 닫혀 있었던 한국관 2층 공간을 다시 개방해 활용한다.

19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2026년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2026년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최빛나 한국관 예술감독, 최고은 작가, 노혜리 작가. 연합뉴스
19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최빛나 한국관 예술감독, 최고은 작가, 노혜리 작가. 연합뉴스
19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최빛나 한국관 예술감독, 최고은 작가, 노혜리 작가. 연합뉴스
19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최빛나 한국관 예술감독, 최고은 작가, 노혜리 작가. 연합뉴스

최고은 작가는 '메르디앙(Meridian)' 작품을 선보인다. '메르디앙(Meridian)'은 지리학적 자오선이자 동양 의학에서 기의 흐름을 뜻하는 경락을 의미한다. 작가는 수도설비용 동(銅)파이프를 쪼개서 건물 곳곳을 관통시킨다.

그는 "막힌 혈을 뚫듯 정체된 흐름에 영향을 주는 것을 구상했다"며 "침술처럼 고통과 회복이 공존하는 파이프의 선을 통해, 한국관을 재감각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노혜리 작가는 '베어링(Bearing)' 작품을 설치한다. '지탱하다, 견디다'는 뜻부터 '방향을 전환하다', '결실을 맺다' 등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 동사 '베어(Bear)'에서 출발해, 뭔가를 붙들고 버티며 떠받치는 시공간의 조건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업이다.

왁스에 담근 오간자 천으로 공간을 껴안은 듯한 동선을 구성하며, 그 속에는 '스테이션'들이 배치된다. 스테이션은 애도, 기억, 전망, 생활, 기다림, 계획, 나눔, 공유 등 8개의 의례의 거점으로 구성되며, 공모를 통해 모집한 수행자 '베어러(Bearer)'들이 매일 스테이션을 돌며 특정한 의례를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 5명을 펠로우(fellow)로 초청해, 작품의 서사를 다층적으로 확장한다. 이들의 작품이나 활동은 모두 모두 계엄 이후 탄핵 시위나 5·18 민주화운동, 제주 4·3 등 한국사의 특수한 지점과 맞닿아 있다.

구체적으로 애도 스테이션에는 소설가 한강의 미술 작품 '퓨너럴(Funeral)'이 설치된다. 이 작품은 그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모티브가 된 설치 작품으로, 제주 4·3사건을 애도하며 흰 눈밭에 검게 탄 나무들이 빽빽하게 선 모습을 구현했다.

나눔 스테이션에는 작가 겸 가수 이랑이 만든 음악과 농부 김후주의 텍스트 및 씨앗이, 기억 스테이션에는 예술가 크리스티앙 니얌페타의 '혁명으로부터 장면' 판화 시리즈와 사진가 황예지의 12·3 기록 사진이 전시된다.

아르코미술관 관계자는 "해방공간 기념비로서의 한국관은 요새와 둥지에 비견할, 대조적 감각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구성된다"며 "이번 해방운동은 국내외 단체와의 네트워크 활동과 선집 발간, 2027년 귀국전 등으로 확장되고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약 7개월 간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 및 아르세날레 전시장 등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