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매리 피해 주민 "집 잃고 전기세까지…버티는 것도 한계"
임시주택 전기보일러 의존 구조…월 40만~100만원 부담 현실화
19일 찾은 경북 영양군 화매리 산불 피해지역은 봄기운이 감돌고 있었지만, 이재민들의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했다. 임시주택 단지에는 연기 대신 한숨이 머물러 있었다.
지난해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여전히 임시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문제는 겨울을 나기 위해 사용한 전기보일러가 또 다른 부담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화매리 주민 A씨는 "산불로 집이 다 타버린 것도 힘든데,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는 더 막막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1월 전기요금이 100만원이 넘게 나왔다"며 "난방을 안 할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썼는데 이런 금액이 나올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A씨가 머무는 임시주택은 구조상 전기보일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특히 영양 지역은 해발고도가 높아 겨울철 기온이 낮아 난방 수요가 크다. 그만큼 전력 사용량도 크게 늘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사례가 특정 가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40만~60만원 수준의 전기요금은 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주민은 "평생 기름보일러나 연탄을 써왔는데 전기보일러는 사용법도 익숙하지 않다"며 "온도 조절을 조금만 잘못해도 요금이 크게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이 일부 나오긴 하지만 생활비까지 감안하면 감당하기 벅찬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을 둘러보면 임시주택 내부는 외풍을 막기 위해 덧댄 비닐과 단열재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완전한 난방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모습이다. 일부 가구는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난방을 최소화하면서 두꺼운 옷을 겹쳐 입고 생활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산불 피해로 모든 것을 잃었는데 겨울을 나려다 또 빚을 지게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고령 주민이 많은 지역 특성상 난방을 줄이기도 어려워 부담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행정기관은 전기요금 일부를 지원하고 있지만 체감 부담을 줄이기에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민들은 난방비 지원 확대나 대체 난방 방식 도입 등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이재민은 "불은 꺼졌지만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제는 복구보다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지원이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