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이어 광통신까지"…테마주 투자 부추기는 삼성자산운용

입력 2026-03-19 10: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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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ETF '美 우주항공', 상장 불확실 스페이스X 내세워
AI광통신 테마 종목 출시 예정…변동성 투자 유도 논란↑
"테마형 ETF 확대는 업계 공통 흐름…투자자 니즈 반영"

삼성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이 우주항공과 AI 광통신 등 최근 시장에서 급부상한 테마를 중심으로 ETF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투자자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되지만, 변동성이 큰 테마주 투자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7일 'KODEX 미국우주항공'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NH투자증권의 'iSelect 미국우주항공 지수'를 추종하는 이 종목은 글로벌 우주·항공 산업 밸류체인 기업들에 투자하면서도 민간 우주산업(New Space)에 집중하도록 설계됐다.

삼성운용은 산업 내 주요 기업이 신규 상장할 경우 최대 25%까지 조기 편입할 수 있다면서 미국의 '스페이스X'를 예시로 들었다.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이끄는 민간 우주 항공사다.

스페이스X는 현재 IPO(기업공개)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구체적인 상장 시점과 기업 가치 등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통해 알려진 것은 이르면 오는 6~7월 중 나스닥 상장을 검토 중이라는 한정적인 정보뿐이다.

이에 상장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기업의 '이름값'에 기대 상품을 설계·홍보한 것을 두고 법적 문제는 없더라도 투자자 보호를 중시해야 할 금융회사로서 도의적 책임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상장이 이뤄지지 않은 기업을 내세우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고 상품 기대감을 부풀리는 사전 홍보 성격으로 보일 수 있다"며 "운용사 전략일 수는 있지만, 이 같은 방식은 투자자를 현혹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워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한 삼성운용은 이달 중 광통신 테마 ETF인 'KODEX 미국AI광통신네트워크'를 이달 31일 상장할 예정이다. 이 종목은 광통신 기반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기업에 투자하며 아르코스가 산출하는 'Akros 미국 AI광통신 및 네트워크 인프라' 지수를 기초지수로 따른다.

광통신 기술은 최근 글로벌 AI 빅테크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AMD, 브로드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오픈AI 등 미국 빅테크 6사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광학 컴퓨트 인터커넥트(OCI)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를 설립하고 관련 기술 표준 개발에 나섰다.

엔비디아도 지난 2일 미국 광학·레이저 부품 업체 루멘텀 홀딩스와 코히어런트에 각각 20억달러씩 투자하고 수년간 비독점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박기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향후 발생할 광학 부품의 품귀 현상에 대비해 생산라인 자체를 '전용선'으로 선점한 것"이라며 "하드웨어와 광학 공급망을 수직계열화함으로써 차세대 AI 인프라 시장의 기술 표준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뉴욕 증시에서는 ▲루멘텀 홀딩스 ▲코히어런트 ▲코닝 등의 주가가 급등했으며 국내 증시에서는 ▲대한광통신 ▲빛과전자 ▲머큐리 ▲RF머트리얼즈 ▲파이버프로 등이 광통신 테마주로 묶여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특정 테마에 편승한 단기 과열 양상이 ETF 상품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기초지수 편입 종목이 시장 기대감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할 경우 투자자들이 변동성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어서다.

특히 명확한 실적 기반보다 '스토리' 중심의 투자 수요가 유입될 경우 재료 소멸 시 수익률 훼손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제기된 스페이스X 사례와 맞물려 운용사가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과도하게 부각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진다.

실제 삼성운용의 신규 상장 리스트에는 ▲KODEX 차이나AI반도체TOP10 ▲KODEX 주주환원고배당주 ▲KODEX 미국AI반도체TOP3플러스 ▲KODEX 미국드론UAM TOP10 ▲KODEX 미국원자력SMR 등 테마형 종목들이 즐비해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급부상한 테마를 중심으로 ETF를 출시하는 흐름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변동성이 높은 테마주 투자를 부추기는 꼴"이라며 "특히 변동성이 확대된 시장 환경에서는 이런 전략이 오히려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우주항공이나 AI 광통신 등 테마형 ETF는 특정 운용사만의 전략이 아니라 업계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흐름으로 결국 투자자 수요가 반영된 결과"라며 "투자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테마와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운용사의 역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테마형 상품이 변동성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일방적으로 투자자에게 리스크를 전가하는 구조로 보기는 어렵다"며 "운용사 입장에서는 유망 산업과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선택지를 넓히는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