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로펌서 헌법재판관 출신 변호사 영입하려는 움직임
"재판 과정 장기화되면 소송비 증가 등 국민 피해 급증할 것"
대법원 판결에 불복한 당사자가 헌법재판소에 다시 판단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법'이 시행되면서 사실상 4심제 재판 체제가 열렸다. 변호사 업계에서는 기존 3심제에 더해 사건 수임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며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만 헌법재판소 판단까지 절차가 이어질 경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소송비 부담은 물론 당사자의 정신적·시간적 고통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12일 시행된 재판소원제의 핵심은 1·2심과 대법원이 내린 판결을 헌법재판소가 심리해 그 효력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한 데 있다. 기존 헌재 결정 취지에 반하거나 기본권 침해가 인정될 경우, 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
◆ 사실상 '4심제'…변호사 시장 기대감
헌법재판소가 사실상 대법원 위의 4심 법원 역할을 맡게 되면서 변호사 시장은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띨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재판소원은 변호사 선임이 필수다. 헌법재판소법 제25조에 따르면 각종 심판 절차에서 당사자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으면 심판 청구가 제한되는 '변호사 강제주의'가 적용된다.
헌법소원은 일반 소송보다 전문성이 요구되고 절차도 까다로운 만큼 수임료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점 역시 변호사 업계에서는 호재로 인식된다.
대구의 한 A 변호사는 "사건 수임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요 로펌들도 헌법재판관이나 헌법연구관 출신 전관 변호사 영입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헌재 출신 법조인은 내부 심리 구조와 절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재판소원 사건 대응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법무법인 법연 한재봉 대표 변호사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으로 새로운 수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최근 헌법재판관 출신 김창종 변호사를 영입했다"며 "수도권 대형 로펌들은 이미 전담 TF를 꾸려 인재 영입 등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소송 장기화·비용 부담 우려
반면 기존 3심제에 헌법재판소 판단 절차까지 추가되면서 소송 당사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건이 장기화될수록 시간적·정신적 피로가 누적되고 변호사 수임료 등 소송 비용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민사본안사건(단독) 1심 평균 처리 기간은 2014년 약 160일에서 2024년 222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항소심(지방법원)은 216일에서 328일로 약 51.8% 증가했으며, 상고심(단독) 역시 약 100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최소 2년 이상 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헌법재판소 심리까지 더해질 경우 사건 처리 기간은 더욱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역의 한 B 변호사는 "재판소원제를 불필요한 제도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재판 과정이 길어질수록 비용 부담 등 여러 문제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변호사 시장 확대라는 측면뿐 아니라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충분한 연구와 공론화 과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