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대기업 최초로 하청노조 교섭 수용
구미는 본사 기업 적어 '관망', 경주는 한수원 하청노동자 중심으로 '행동'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10일 본격 시행됐다. 이에 따라 하청 노조는 직접 계약 관계가 없는 원청 기업에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또 기업의 정리해고나 구조조정 등도 쟁의 대상에 포함되고, 노조 파업 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도 일부 제한된다. 아울러 원청과의 교섭에서 '임금'까지 의제로 올릴 경우 노사간 분쟁이 커질 수 있어 지역 경영인들의 걱정이 크다. 실제로 한화오션 하청 급식업체가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농성 중이다.
현재 이를 받아들인 기업은 포스코 등 5곳에 불과하지만, 지난 10일 하루 만에 하청노조 407곳(조합원 8만1천600명)이 원청 221곳을 상대로 교섭 요구에 나섰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 많은 노조들의 요구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경북 경우 경북경영자총협회 측이 지역 내 150~2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동향을 살핀 결과 대부분 관망으로 조사됐다.
◆포항은 대기업 최초로 교섭절차 진행한 포스코 '주목'
포스코는 '노란봉투법' 시행을 맞아 10일 대기업 최초로 하청 노동조합과의 교섭 절차에 공식 돌입했다.
11일 포스코에 따르면 전날 사내 곳곳에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소속 협력사 35곳의 조합원 4천여 명이 단체교섭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게시했다.
공고문에서 포스코는 이날부터 17일까지 다른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도 받겠다는 뜻을 명시했다. 이날 0시가 되자마자 금속노련은 포스코 측에 산업 안전을 의제로 하는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포스코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금속노련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 양대 노총 산하 노조에 각각 소속돼 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포스코하청지회는 10일 자정 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했다. 금속노련과 별도의 교섭단위를 구성해 원청과 각각 교섭을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포항철강공단 한 관계자는 "포스코 교섭이 포항지역 기업들의 잣대가 될 것"이라며 "노란봉투법이 임금 문제로 귀결될 경우 앞으로 경영인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경북 구미·김천은 '관망', 경주는 한수원 중심으로 '행동'
경북 구미 지역 산업단지는 큰 동요 없이 법 시행에 따른 추이를 관망하는 분위기다.
구미에 위치한 기업 대부분이 본사가 아니기 때문에 하청업체의 원청 대상 교섭 요구 등 주요 쟁점들이 서울 등 본사 소재지로 집중된 데 따른 움직임이다.
또 원·하청 관계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는 조선업이나 자동차 업종이 구미에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이번 법 시행 파장에서 한발 물러서게 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다만, 김천 지역에서는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 요구 사례가 확인됐다. 현대모비스의 부품 전문 기업인 '유니투스'의 금속노조가 원청인 모비스 측에 교섭을 요구한 상태다.
경주의 대표 공기업 한국수력원자력은 10일 하청·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원청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발전분과와 퍼스트키퍼스(미화·시설)·시큐텍(특수경비) 노조 등 한수원 자회사·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날 경주 한수원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 사용자인 한수원의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이들 노동자는 3천여 명에 이른다.
노조는 "한수원은 전국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하청·비정규직 노동자를 간접고용하고 있는 기관 중 하나"라며 "실질적인 사용자 책임을 지는 원청이 교섭에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